明淑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明淑이 / 정건우
경산 어느 자드락에 살다가
솔가지에도 부사 향기가 새콤하다는
달기골로 갔다든가?
싸라기눈처럼 날리던 소문을 덮고
사십 년이 흘러갔든가?
작은 키 단발 처녀가
우체국 앞 대로를 성큼성큼 건너고 있다
야무진 입술까지 빼닮은 옆모습
걸음마다 확실하게 내리찍는 뒤꿈치에서
울음으로 삼켰던 기억이
사방팔방으로 튀밥처럼 튕겨 날아와
내 발등을 수북이 덮는다
우체국에 다시 가서 커피를 내린다
가끔 한 번씩 사랑니 치통처럼 찾아오는 어느 한쪽,
오랫동안 풀지 못했던 숙제가 그 무엇이길래
나는 이토록 멀리 떨어져 홀로 있었나
부르면 돌아볼 그 거리에서
왜 나는 세상 밖으로 나가 서성거렸나
임플란트 끝나면 한번 다녀와야겠다
어쩌다 나직이 소리 내 보면
가슴 복판으로 밀물이 들어와 무지근해지는
청송, 그 달기골.
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추억 찾아 한 번 다녀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추억
잘 감상했습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눈이 소복이 쌓인 것처럼
찾아오는 그리움
가만히 이름을 불러볼 때 있습니다
고운 새해 맞아하시어
건강과 행운 함께 하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