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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달팽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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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지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96회 작성일 24-02-06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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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은 달팽이처럼
박의용

이 추위가 지나가고
따뜻한 봄이 오기를 기다리지만
봄은 그리 빨리 오는 게 아니다
빨리 오는 건 밀물이고
휙 지나가는 바람이다
봄은 천천히 오는 것
그 발걸음 소리에 겨울이 깰까 봐
소리 없이 살금살금 오는 것
제자리에 있는 것처럼
겨울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렇게 오는 것
마치 달팽이처럼

성급히 오다 간 돌 뿌리에 넘어져
무릎 다칠까 봐
서둘러 오다 간 빙판길에 미끄러져
엉덩방아 찧을까 봐
아기 재우고 요람 나서는 엄마처럼
그렇게 살금살금 오는 것
제자리에 있는 것처럼
겨울이 눈치채지 못하게
그렇게 오는 것
마치 달팽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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