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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짓섬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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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유리바다이종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2회 작성일 24-02-14 0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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섬짓섬짓 / 유리바다이종인


나는 사랑하고 싶다 미워도 사랑하고 싶다
한번 내 속에 분노가 치미는 날에는
도축장 지인에게 부탁하여 당일 잡은 소의 생간을 먹는다
뜨끈한 간을 썰어 접시에 담으면 피가 흥건하다
참기름 소금에 찍어 넘기며 짭짤하게 분노를 삭인다
내가 생간을 씹으면 

입술에 묻은 슬픔이
어느 여인의 화려한 외출보다 더 입술이 붉다
나는 생간을 먹는 것이 아니라 피를 먹고 있는지도 모른다
무정 시간 흐르면 그 역시 아무것도 아닌 것을
분노와 아픔은 왜 이리도 쓸쓸하기만 한지
자리를 박차고 나가면
왜 바람은 내 가슴을 다시 찢어놓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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