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줄을 낚는 낚詩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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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줄을 낚는 낚詩꾼 +
노장로 최 홍종
차곡차곡 꽂혀있는 책들을 얌전히 후다닥 긁어내어
시궁창에 쏟아 부은 음식 찌꺼기라면 먼동은 트지도 못하고
동창은 기지개를 잊어버려 아침을 깨우지 못했을 것을...
먹다 토해낸 사연을 주섬주섬 주워 한 줄을 적고
이유 없이 책을 다시 꽂아 쑤셔 넣어본다 궁색한 변명이다
머리는 노랗고 손이 매미날개같이 부르르 떨리고
나이 찬 산모를 기도하는 애를 받는 의사도
손에 움켜쥔 슬픔과 기쁨을 먼저 읽는다.
나오지 않는 늙은 엄마의 젖을 질겅질겅 깨무는
허리케인 속에 휘말려 올라간 시어를 찾아
태평양 저기압으로 변하여 강속구 태풍이 되었다.
슬쩍 한 번 흘겨보다 애매한 스토킹 현행범이고
한번 클릭 잘못하여 온갖 재산 다 날려 보내고
낱 알 하나하나 주워 모아야 농사군의 머리를 감아주고
미래가 희박한 노래를 하며 남아도는 식량을 뱉아 내며
가로등은 머리를 처박고 고개를 숙인다
이유 없이 무거운 두통이 시라고 우기며 엄습하고
나온 글줄은 부끄러워 집나간 화냥년을 욕하고
마구 먹어 오염된 가금家禽들이 도로위에 나뒹군다.
시인은 자나 깨나 시간을 질금질금 씹고 산다.
댓글목록
정민기09님의 댓글

"차곡차곡 꽂혀있는 책들을 얌전히 후다닥 긁어"냅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좋은 그림을 그리려면 영감이 있어야 하고
좋은 글을 쓰려면 좋은 글을 많이 읽어야 한다지요
싱그러운 계절
나들이도 하기 좋지만 생각 정리하며 글도 쓰기 좋은 것 같습니다
행복한 5월 보내시길 빕니다~^^
노장로님의 댓글

오래간만 입니다.
잊지않으시고 찾아주시니 감사합니다 별고 없으시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