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팽이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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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팽이의 오후
ㅡ 이 원 문 ㅡ
세상이 밝아도 나는 싫다
어두움이 싫은 세상
그 밝음에 무엇이 들어있나
가는 것인지 멈춘 것인지
이 자리가 제일 좋은 나
끌어야 하는 나의 발걸음
누가 나를 멈췄다 할까
돌아설 줄 모르고 앞만 보고 가는 길
온 길도 가야 할 길도 나는 모른다
든 것도 쥔 것도 짊어진 것도 없는 나
욕심도 싫다 채울 것도 없고 집 없어도 좋다
그저 이슬 한 방울이면 나는 배부르고 행복하다
껍데기 하나 등에 지고 어디로 가야 하는 나
나무가쟁이 다리 건너 나 가야 하는 곳
그곳이 어디인 줄 나는 모른다
달빛의 그 밤도 밝은 대낮도 나에게는 필요 없는 것
짊어진 껍데기 하나로 집도 필요 없는 것
가는 곳이 어디인지 시간도 필요 없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쾌청한 날만 있는 것도 비만 내리는 것도
밤낮이 날마다 바뀌어도
묵묵하게 집 찾아가는 달팽이 발걸음처럼
한결같은 마음은 아름답습니다
행복한 한 주 맞이하시길 빕니다~^^
백원기님의 댓글

검소한 달팽이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주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