젖 동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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젖 동냥
ㅡ 이 원 문 ㅡ
옛날 아주 아주 먼 옛날
그늘진 세월에 자라난 우리였을까
누가 아는 그 시절이고 그날들이였을까
무엇이든 부족했던 그 시절의 그날들
일손 바쁜 어머니에게 젖이라도 많았으면
말라붙은 젖에 동생은 보채며 울고
배고파 우는 동생 빈 젖만 물렸다
하루 종일 칭얼대며 우는 동생의 모습
어머니의 마음은 어떠했을까
무엇을 얼마나 먹어 젖이 생기고
또 무엇이 넉넉해 젖 생기는 음식을 먹을까
동생도 지치고 어머니도 지친 그날
그나마 밥물 지어 먹이면 체해기 일수고
이웃 아줌마 젖 동냥도 그 한 두번
그래도 어머니는 빈 젖 물려 달랬다
그렇다고 배 안 고픈 동생의 보챔일까
어쩌다 오는 방물 장수 아줌마의 젖
그 젖이 얼마나 되어 고픈 배를 채워줄까
그 방물 장수 아줌마의 사연도 슬픈 사연
얼마 전 아이를 잃어 불은 젖을 짜냈다 하는데
날마다 오는 방물 장수 아줌마도 아니고
어쩌다 오는 아줌마 몇 번을 들리더니 그나마 발길이 끊겼다
동생도 젖 뗄 무렵이 되어 젖을 뗐고
한 생명의 등불이 되어준 방물 장수 아줌마 고맙습니다
댓글목록
향일화님의 댓글

옛날 부모님들의 삶은 참으로 힘들었지요
젖동냥의 시를 음미하는 동안
가슴 한 켠이 아려오네요
하지만 그 시절의 부모님들의
희생의 삶이 오늘의 대한민국을 일구었지요
노정혜님의 댓글

옛날에 못 먹어 젖이 나오지 않았을것입니다
정이 많았습니다
지금은 물질은 넘쳐 남니다
정이 없습니다
에리베트 같이 타는 이웃
인사도 없습니다
정이 정이 그립습니다
좋은 옷 좋은 화장품
누구 보려고 뽐내는 지
자신을 볼 수 없어면서
요상 참 야박한 세상입니다
시마을에는 따뜻한 정이 있습니다
우리모두 사랑합니다
안국훈님의 댓글

예전에는 주변에서 종종
젖동냥 하는 모습 보곤 했는데
요즘에는 먹거리 넘쳐도
나눠 먹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운 하루 보내세요~^^
정심 김덕성님의 댓글

옛날 아주 아주 먼 옛날이겠지요.
그늘진 세월에 자라난 우리들도 포함
젖동냥하는 모습을 흔하지 않지만
볼 수 있었는데 인제는 꿈같은 이야기
고마운 방물장수 아즘아네요.
오늘도 행복하시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