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7월 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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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7월 초 / 유리바다이종인
나는 거제도로 가는 바다를 아직도 잊지 못한다
새파란 젊은 나이에 50만 원 주머니에 쑤셔 넣고
사람도 세상도 다 싫어 떠나고자 했다
비가 억수 같이 내리는 장맛비에 열차를 타고
먼저 부산 완월동에 갔다
그래 한 번도 안 해봤으니
마지막으로 실컷 여자랑 밤이라도 보내자
여자가 냄새나는 내 양말부터 비누로 깨끗이 빨래했다
세상에 뭐 이런 데가 다 있노
나중에 알았지만 대구 자갈마당은 잊으라
처음이세요? 제 옆에 편안히 누워보세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돼요
머뭇거리는 사이 밤하늘 별똥별이 먼저 땅에 떨어지고 있었다
이를 어째, 괜찮아요, 아직 아침은 멀리 있어요
거제도 가는 길에는 갈매기 한 마리 날지 않았다
왜 나는 하필 거제도로 갔을까
강간하듯이 배 후미에 거칠게 올라섰다
뛰어내리면 잠깐 아닌가
그때 거센 후미 물살 위로 갈매기가 날아다니고 있었다
결국 돌아와서 대구 앞산으로 가자 행선지를 바꾼 나는
택시기사가 수상함을 알아챘는지
택시요금도 안 받고
그날 밤새도록 같이 포장마차에서 술을 나누었다
점심 무렵에 모텔에서 일어나 보니 아무도 없었다
작은 쪽지 하나
나도 당신 같은 아들이 있어요 힘내세요
세상은 당신보다 덩치가 아주 큽니다
부디 강한 힘을 길러 세상을 이겨 내기를 바랍니다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그만 날짜가 넘어가고 말았다 / 유리바다이종인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데 기억이 사라졌다
아마 날짜 때문인 것 같다
그래 오늘은 2024년 7월 13일이지
여자가 옷을 다 벗어 보여주면
어떤 정상인이 또라이처럼 좋아라 뛰어가겠나
사알짝 비취는 여자면 詩가 된다
요즘은 너무 성급해
활 타는 불 속에도 자꾸 뛰어들잖아
그래봤자 타 죽으면 끝이야
또 그걸로 끝나면 다행인데
둘째 죽음이 하늘에서 너를 기다리고 있어
이거 아는 사람 잘 없는데
혹시 아는 사람 있다면 손 한번 들어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