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만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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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만가만/ 홍수희
슬픔을 베어 물었다
말랑말랑! 딱딱하지 않았다
어쩌면 처음에는 그렇게 날카롭고
그렇게 차디차고 그렇게 소스라치고
그렇게 딱딱하고 그렇게 쌀쌀맞던 것이
모래시계를 몇 번이나 뒤집는 동안
푸욱! 익어버렸다
슬픔은 딱딱하지 않다
가만가만 푸욱 익어갈 뿐이다
댓글목록
백원기님의 댓글

슬픔은 거세게 오지않고 부드럽게 오나봅니다.
하영순님의 댓글

슬픔을 푹 익히면서 살아 갑니다
다시 살아 나지 않게
좋은 시에 쉬어갑니다 홍수희 시인님
안국훈님의 댓글

날카롭고 시린 슬픔도
세월 앞에서 익어가나 봅니다
그래서 세월이 약인 듯
다시 북상하는 장마에 조심하시면서
행복한 7월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어떤 슬픔을 도로 베어문다는 게 쉬운 일은 아닌데
말랑하지도 딱딱하지도 않았고
거듭되는 모래시계 안에서 그만 푹 익어버렸다는 발상이 새롭습니다
자아의 발견이며 깨닫는 움직임이지요
하여 슬픔은 결코 딱딱하지 않고
천천히 익어갈 뿐이다 주장할 수가 있는 것입니다
홍수희님의 댓글

소중한 말씀 나눠주신 시인님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