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룩한 방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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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룩한 방뇨 / 정건우
긴 병상을 걸어 눈앞이
새털처럼 화사한 날
자드락 채소밭에 할머니 오줌 누시네
비탈에서 사느라
몸 세우기 힘든 시퍼런 것들
물 주시네, 오래 살라고
한껏 품어 주라고
삼남 오녀, 시커먼 목숨들을 뽑아낸
고단했던 음부를 땅에 대시네
다독거리시네.
시집[『직선』 중에서, 천년의시작 2024. 04.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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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과연 프로다우십니다 어떤 노래에서도 몰입하시는 느낌
한 노인의 연륜에서 오는 방뇨가 엄청 식물에게 영양을 공급하겠습니다
뚝딱 만들어지는 세련된 현세의 영양제가 아니라
자연발생적인 유기농 말이지요
이런 방뇨라면 식물이 춤을 추며 튼실히 자랄 것이라 생각해 봅니다
좋은 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