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나도 외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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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나도 외롭습니다 / 유리바다이종인
사실은 나도 외롭습니다 함께 있어도 말하는 도중에도
얼굴을 주먹으로 얻어맞았고 떠밀쳐 넘어졌습니다
하도 그리 살다 보니 사람이 싫어지더군요
땅 속이나 숲에서 기어 다니는 벌레를 좋아했고
매미 귀뚜라미 한겨울 새들의 소리에도 귀를 기울였습니다
외로워서 좋아했지
이들은 한 번도 내 침실에 찾아오지 않았습니다
가끔 땅에서 여자들이 올라와 속옷을 벗어 놓고 갔습니다
무슨 약속의 정표라도 되는 것처럼 속옷이 반으로 찢어져 있었어요
나는 아침이 되면 불을 붙여 태워버렸습니다
외로움의 실체가 무엇인지 찾느라 세월 갔습니다
지금도 가끔 외롭지만 당신은 왜 외로운지 궁금합니다
나는 육체의 껍질을 벗기 위해 외로우나
당신은 왜 외로우냐고,
베란다 창밖에서 날벌레가 불빛을 향해
자꾸 머리를 부딪히며 떨어지는 밤입니다
댓글목록
하영순님의 댓글

사람은 원래가 외로운 것입니다 외롭지 말라고
사람 인자가 막대기 두 개 의지 하고 있지요
좋은 시 감사히 읽고 갑니다 유리 바다 시인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