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호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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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등 / 정건우
아파트 입구 건너편에
며칠 전 신호등이 하나 새로 생겼다
졸지에 나대기가 빡빡해졌다
이마를 수그리고 늘어선 차들이
찍소리도 못하고
다소곳하게 응대하는 모습들이라니
종횡무진하던 사방의 장삼이사를
소리 없이 줄 세워버린
뻘겋고 시퍼렇게 점멸하는 저 유려한 경고
그냥 안부가 궁금했다고
오 년 만에 텔레그램 접속 숫자로 빨갛게 찍힌
그 여자의 최근 동정이
내 일상의 오 분지 삼을 흔들고 있다
아직도 어떤 궁리에 골몰하고 있나요 하며
나긋하게 송신하는
합선 직전의 오금 저리는 시그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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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목록
이원문님의 댓글

네 시인님
요즘 신호등이 너무 많아 운전에 불편함이 많답니다
잘 감상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