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찌 되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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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찌 되었나? / 정건우
- 제목: 오늘 아침
양구국민학교 2학년 3반 정건우
꼬끼오, 닭이 운다
아침이다
일어나자
엄마, 세숫물 줘
밥 줘
돈 줘
오늘 아침은
시장 거리 같아요.
오십사 년 전에 쓴 시다
이십일 사단장배 양구군 관내 전 학생 추계 백일장에서
대상 받은 시다
문예반 최 선생보다 김00 총각 담임이
열 곱절은 낫다고 다들 며칠간 수군거리고 다녔었다
나는 김00 담임께 글 배운 적이 한 번도 없었다
김00 담임은 말없이 내 이마에 입을 맞춰주셨다
내 오른쪽 주먹을 감싸 흔들며 이런 말씀도 하셨다
틀림없이 너는 삼십 년 후에, 아주 유명한 시인이 될 거다
천국 같을 그때,
시만 써서 너는 아주 근사하게 자알 살 거다
육십 년 넘게 쌔가 빠지게 살았다
어찌 되었나?
스승님은 지금도 살아 계신다
춘천에.
댓글목록
홍수희님의 댓글

ㅎㅎ너무 귀여운 아이의 모습이 상상됩니다.
3연에서 절정! 학교가는 시간 분주했던 시간들이 떠오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