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용꽃 연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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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용꽃 연가
-박종영-
칠월의 창창한 기운 내려받아
꼭 이맘때 어김없이 연둣빛 웃음으로 피는 꽃
꽃의 속삭임은 아주 은밀하게 가슴에 차올라
부끄럼 타는 부용화(芙蓉花)라 했던가,
더운 바람에 흔들리며 아주
가까이 다가와 전하는 천사의 웃음,
보들보들한 미소를 마음으로 내려받기까지
자잘한 유혹에 몸이 망가진다
늘 희망이 모이는 시간 안에서만 피는 꽃,
수많은 벌나비의 유혹을 밀어내며
세상을 다스리는 순수한 향기가
지고지순하게 고루 퍼진다.
더운 여름 궁벽한 산문에 들어
속세를 배웅하고 돌아서는 네 웃음 붙잡아
지치고 안타까운 마음 안에
높은 향기 붙잡아두고 싶은 날,
무모한 희망과, 눈물 어린 추억과,
그리고 아름다운 분노와, 초록길 아담한 능선이
네 앞에서 온순해지는 조화로운 평정은,
어디서 배워와 못 명한 중생을 다스리는 것인가?
오늘, 네 입술에서 도란거리는
그리움을 삼키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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