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미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오미리 / 정건우
어쩌다 한 번씩 그래
마누라도 두 아들도 낯설어지는
쉰 아홉 후진 몸
양구 방산 오미리, 어느 산골에 부려
낮이고 밤이고 누이고 싶었네
참말로 새벽 뭇별이 능선 아래에 옥시글대는 곳
오가는 게 짐승이건 사람이건 귀하기로
한밤에 소리쳐 부르면
여기저기 숨어 있던 귀 달린 것들
그자리에서 소스라치리
그 언제일까?
여인숙으로 숨어들던 휴가병 같은
내 죽은 뒤에 안부를 물어올 첫사랑 같은
자리끼에 담그고 싶은 마음
그 서늘한 그리움을 한 사발 들이마시면
발끝까지 시원하게 씻겨나갈 동틀 녘
다시 돌아 나오는 오미리 길.
시집 『직선』 중에서, 천년의 시작 2024. 04. 12
추천0
댓글목록
노정혜님의 댓글

더워 더워
이 또한 지나간다
그리워 하는 겨울은 멀리서 걸어오고 있다
사계절이 있어 축복 받은나라
인생으로 말하면 조금은 종년입니다
참 좋은 때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