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조리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부조리 / 정건우
친구 부부가 놀러 와서
어쩌다 얘기 끝에 알베르 카뮈 이방인의
부조리란 말 뜻을 제대로 알고 싶다고 갈쳐달란다
뭣도 모르는 우리보다 시 쓰는 너는
잘 알 것 아니겠냐라는 얘긴 즉
욕을 섞어도 좋으니 무지렁이도
단박에 알아먹게 푸석하게 해달라는 데,
나는 없는 머리를 다 쥐어짜고 뜸을 잔뜩 들여
몇 마디 했다
남의 등이나 처먹는 좆같은 새끼가
마누라, 자식하고 잘 먹고 잘 사는데 벌도 안 받는다면
자넨 소가지가 어떻겠나?
- 저런 쳐 죽일, 씨부랄이지, 그걸 말이라고?
벌을 왜 안 받았겠나? 처자식은 어떤 얼굴로 살겠나?
- 하, 씨팔놈들, 완전 개새끼들 풍년이네
- 그렇다고 처자식이 뭔 죄겠나?
속이 좆나게 깔끄럽다고?
배아지 꼴리게 뒤트는 거, 그거, 바로 그거다
멀뚱하던 친구 마누라가 반색을 한다
- 하이고, 우리 정 쌤, 욕을 찰지게도 하시네요
- 오머, 욕에서 기품이 느껴지다니
욕쟁이 영감 것과 내 것이 뭐 썩 다릅디까?
- 오늘 욕은 죄다 속 시원한 게 도통 희한하네요?
방금 드신 그것이, 그거 사촌쯤 될 것이오.
댓글목록
안국훈님의 댓글

가끔 욕쟁이 할머니가 하는
식당을 찾는 모습이 영상에서 볼 때 있둣
찰지게 하는 말 한 마디
가슴을 시원하게 할 때 있습니다
행복한 8월 보내시길 빕니다~^^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사실 까뮈 or 이방인에 대해 저도 잘 모릅니다
다만 어둠을 향해 욕은 할 줄 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