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동화 한편 써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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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갯벌에서 / 유리바다이종인
갯벌에 미네랄을 뿌려놓은 채 물이 밀려나가자 해물은 살이 통통 오르기 시작합니다.
낙지는 숨구멍을 열어 놓고 깊이 들어가 만찬을 즐기고 있습니다.
가재가 열심히 집게발로 먹이를 먹으며 느릿느릿 걸어가고 있습니다.
옆에서 게? 개? 가 앞질러 빠르게 배를 채우는데요.
(변하는 세월에 적응하느라 혹 내가 게를 개라고 발음해도 이해하세요)
내가 더듬거리는 발음으로 내려다보니
느린 가재가 빠르게 먹이를 주워 먹는 게 쪽으로 바짝 붙어 다닙니다.
가재가 말하기를 우리는 영원히 네 편이야!
어차피 먹이가 풍부한 곳에서 게들도 가재가 얼굴을 비벼대며 애교를 부리는데
굳이 싫어할 이유가 없었습니다.
먹이를 찾아먹는 방법을 알려주며 한 편 한 식구로 받아들입니다.
그래 우린 서로 같은 편이야!
가재와 게가 서로 다른 꿈을 꾸면서도 서로 필요애 따라 동고동락하며 살아갑니다.
파도가 점점 거세게 몰아치고 있었습니다.
몇 마리 가재가 그만 물에 휩쓸려 죽고 맙니다
게가 소리쳤습니다. 이봐, 집게발 놔둬서 뭐 해? 빨리 갯바위 틈에 숨어!
무조건 큰 돌 하나를 찾아 집게발로 꼭 붙들고 있으면 돼!
곧이어 돌고래 한마리가 바다 위에서 춤을 추는데요, 안 되겠다.
우리가 수많은 알을 낳고 우리가 새끼들과 함께 고래의 내장을 파먹도록 하자.
그러면 바다와 육지는 우리가 장악하게 되는 거야.
갯벌 깊숙이 굴을 파고 들어간 낙지가 그들의 이야기를 도청하고 있었지만,
그저 남의 일인 듯 여기며 무관심하였습니다.
가재가 알을 낳고 게가 알을 낳고 새끼가 자꾸 태어나기 시작합니다.
가재와 게가 말하기를, 지금 우리의 수가 50% 정도 되었으니
곧 80% 수가 차면 바다뿐 아니라 육지를 다 우리 세상으로 만들 수 있어.
먼저 그전에 고래든 나라의 왕이든 하는 일을 훼방하며 방해공작을 펴야 해!
댓글목록
유리바다이종인님의 댓글

※
이 또한 지나가리라 하면서도
당장 나라의 일이 걱정스럽습니다
노정혜님의 댓글

당파싸움이 핏줄이라
벗어나지 못합니다
지치면 그만 두겠죠
서로 밀어 받쳐주는 현실이길 소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