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 돌려 떠난버린 것과 숨어 있는 것은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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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 돌려 떠나버린 것과 숨어 있는 것은 다르다 / 유리바다이종인
등 돌려 떠나버린 것은 그 존재가 스스로 택하여 끝난 것이다
숨어 있는 것은 이도 저도 아니라서 회생의 기회가 있다
가룟 유다가 주인을 팔아 돈을 챙겨 들었고
나중엔 가슴을 두드리며 후회했으나
그의 주인이 너는 차라리 태어나지 않았으면 좋을 뻔했다 하였고
베드로가 주인을 외면하고 숨었으나 주인의 말을 떠올리며 심히 통곡하였고
최후에는 십자가를 거꾸로 매달리는 형벌을 자처하였다
해서 등진 자와 두려워서 숨는 자의 위치는 다른 것이다
사람아, 너의 머리 꼭대기에 있고
사람을 만든 이가 인생의 속을 왜 모르겠는가
잔머리 굴리며 살지 마라
그늘진 길가 이끼도 살기 위해 녹색으로 번져가고
꽃나무도 계절에 맞게 자기의 꽃말을 하고 있으나
유독 사람이 자기 진실의 말을 못 하고 거짓으로 감추기에 급급하다
등 돌려 떠난 것은 그만이다
혹시 아느냐, 숨어 있는 것들이 때를 만난 물고기처럼
새 생명을 만난 듯이 숨은 곳에서 와르르 쏟아져 나올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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