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붕어
페이지 정보
작성자
본문
토종 붕어 / 정건우
숨어있는 건 먹지 않는다
마냥 떠다니는 것도 먹지 않겠다
감추고, 배회하는 것들
건드리고 씹어봐도 알맹이 없는 껍질뿐
맹탕 헛것이라 내뱉었으니
두고 온 세상의 미련에 오그라든
그대 가슴이여,
유혹의 향기에 실성해 부유하는
그대 영혼이여,
이곳에 기착寄着하거라
더는 쓸리고, 무너질 벽도 없는 이곳
그대의 상한 가슴과 영혼이
씻기면 씻길수록 무거워져 끝내 자유로운
진중한 알곡의 바닥
나는 고요히 이 자리에 기다려
가라앉은 것만 먹는다.
추천0
댓글목록
이강로님의 댓글

씻기면 씻길수록 무거워져 끝내 자유롭다니요!!
좋은 시, 좋은 구절이 귀에 맴도내요
안국훈님의 댓글

요즘에 강과 냇가에 물고기가 돌아온다는데
외래종이 많아지고
토종 붕어는 줄어들었다니 안타깝습니다
먹을 것만 먹어야 하듯 할 일만 하는 삶이 아름답습니다
행복한 하루 보내시길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