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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의 초대시인] 김왕노 시인을 모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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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시마을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89회 작성일 23-01-02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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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신년을 맞이하여 [이달의 초대시인]에 김왕노 시인을 모십니다.

김왕노 시인은 매일신문꿈의 체인점으로 신춘문예 등단. 한국디카시학포착과 직관, 이미지 확산의 빅뱅 연잎의 기술로 평론에 등단하여 국내 문단을 이끌어가고 계시는 중견시인입니다.

 

시집으로 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 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문광부 지정도서),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중독-박인환문학상 수상집』『사진속의 바다-해양문학상 수상집, 그리운 파란만장(2014세종도서 선정), 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2016 세종도서 선정), 한성기 문학상 수상집 (2017), 게릴라 (2016년 디카시집), 이별 그 후의 날들 (2017년 디카시집), 리아스식 사랑 (2019),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 2019(2020 세종도서 선정)』 『아담이 온다. (2021년 디카시집), 도대체 이 안개들이란 -2021(2022세종도서 선정), 백석과 보낸 며칠간 -2022(아르크 창작지원시집)등 다수의 저서가 있습니다

 

그동안 문학에 기여한 공로로 한국해양문학대상,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한성기 문학상, 풀꽃 문학상, 11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상, 시작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 다수의 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습니다.

 

김왕노 시인이 시마을가족에게 보낸 최근 근작시 10편과 함께 희망찬 2023년 새해 열어가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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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을

 

   김왕노

 

 

오늘도 몇 천 년 시간이 담금질하고 무두질한

칼로 몇 사람 모가지를 뎅강 날린 것이 틀림없다.

아니면 피처럼 붉은 슬픔이 하루를 산다고

대책 없이 펼쳐둔 마음을 이리 물들일 수 없다.

삶마저 구차해 붉게 물든 저녁꼬리를

염소처럼 흔들며 집으로 돌아 갈 수밖에 없다.

 

 

 

 

임진강에서

 

   김왕노

 

 

강을 몰래 건너다가 들킬까봐

아이의 입을 틀어막고 강을 건너니

아이가 죽어있더라는 6.25 때 이야기

강물이 때로는 물비늘로 일으켜

가슴이 눈물로 얼룩지는 것이다.

그 일이 있은 지 벌써 70

평생 고향이 그리워도 못 신세란 노래

귀에 목이 박히도록 부르던

실향민 어머니 입 틀어막고서라도

강을 건너고 세월을 건너고 싶은데

어머니 돌아가 영원히 실향민 되고

내 마음을 아는지 강물만

산산이 부서지며 울부짖는 것이다.

 

 

 

이제 먼 이름 하나 부를 줄 안다

 

   김왕노

 

 

이제 먼 이름 하나 부를 줄 안다.

낮말은 새가 듣고 밤 말은 쥐가 듣는다기에

가슴에 불씨같이 몰래 묻어둔 이름

이제는 마음껏 소리치며 부를 줄 안다.

파초이파리 바람에 파닥이는 언덕에 올라서

수평선을 넘어가는 배를 아쉬워 불러보듯이

그간에 불러보지 못했으므로

해 저물도록 먼 이름 하나 부를 줄 안다.

 

​​강물에 띄우는 풀잎 한 장에 가슴에 묻은 이름

꽃잎처럼 실어 눈앞서 사라질 때까지 부를 줄 안다.

산모퉁이 돌아갈 때 이별이 온 듯

눈시울 붉어져 먼 이름 하나 부를 줄 안다.

왜 강가에서 물새가 슬피 우는지도 알고

아버지가 그리울 때마다 강가에서

어머니가 아버지를 불렀듯이 때로는 일 손 놓고

강가에서 먼 이름 하나 부를 줄 안다.

 

 

 

 

물의 사랑

 

    김왕노

 

 

무지렁이도 사랑이 있고

은하수도 사랑이 있고

먼지에게도 사랑이 있어

사랑 때문에 빛이 나는 거라

하물며 저 넓고 깊은 물도

사랑이 있어 사랑을 찾아

구름으로 피어나 흘러가고

자욱한 안개로 천천히 흐르고

희끗희끗 늦은 눈발로

철암쯤에 하염없이 휘날리고

물이 물의 사랑을 찾아

아래로, 아래로 흐르다가

양수리쯤서 몸 섞는 거라

그래서 차가운 불이 있듯이

뜨거운 물도 있는 거라

때로는 흘러오는 물의 사랑

홀로 기다린다고 해빙기의

아침에 얼음장 깨질 때까지

꽁꽁 언 얼음으로 기다려

물만큼 지독한 사랑이

어느 세상도 없는 거라

 

 

 

 

어르신

 

   김왕노

 

 

일월동 사람들은 어른을 어르신이라고 불렀다.

어른이란 말 대신 조금 길지만 어르신이란 말이 입에 배었다.

어른보다 더 존칭인말, 아니 어른이 신이라 부르는 것 같아

어르신이라 부르는 것이야 말로 제대로 된 부름이다.

오래 살다보니 혜안과 직관을 가지고

세상을 아람답게 가꾸고 아름답게 세상을 가르치는

신의 경지에 이른 것이 어르신이다.

어른을 어르신이라 부르는 날에 마당에 들판에 바닷가에

흐뭇하게 꽃이 피어나고 갈매기가 힘차게 날고

나는 명절 때마다 동네에가 그 많은 어르신을 뵈었다.

어르신이 살아있는 세상은 지금도 든든하고 푸른 비 내린다.

 

 

 

 

소쩍새생태공원

 

   김왕노

 

 

소쩍새 울음으로 가득한 왕 버드나무숲의

생태공원을 만들고 싶었다.

 

실향민 어머니 나이가 드니 소쩍새 울면

고향이 더욱더 생각난다기에

나는 그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지금 소쩍새 생태공원을

더더욱 꿈꾸지 않는 이유는 소쩍새 울면

돌아가신 어머니 생각이 철철 나기 때문이다.

 

 


 

대장간

 

   김왕노

 

 

아버지와 아들이 모루에 달군 쇠를 놓고

땀 흐리며 신나게 번갈아 두들깁니다.

아버지는 전통을 두드리고

아들은 대학물까지 먹었으나 사회에서

끝내 자리 잡지 못한 무른 세월을 두들깁니다.

쇠가 식으면 다시 새파란 불길로 달궈

아버지와 아들이 리듬에 맞춰 두들깁니다.

 

쇠를 달구고 두들기는 아버지는

아들이 가업을 이어받기를 바라는 마음이고

아들은 명검 한 자루 만들어 보기 싫은 것

추풍낙엽처럼 휘날리려는 마음으로

쉬지 않고 힘주어 두들깁니다.

 

속내야 어떻든 부자지간이 무척 아름답습니다.

 

 

 

 

위독

 

  김왕노

 

 

봄이 와도 내가 왜 위독한지 아나요. 그렇게 얼음장 쩡쩡 우는

칼바람이 말 달리는 겨울을 지나왔으면서도 새살이 돋듯

꿈이 돋아야 하는데 왜 나는 고사목 같이 쓸쓸하고 강대나무처럼

잎도 껍질도 푸른 하늘마저 다 잃어버린 듯 위독한 줄 아세요.

왜 당신이 내게 치명적인지 아세요. 한 사람이 한 사람을 지독히

사랑하거나 그리워하는 것이 얼마나 몸을 상하게 하는지 아세요.

아직도 겨울이 지났으나 당신이 그리우니 당연히 나는 위독합니다.

봄이 와도 내게 봄이 아니고 당신이 와야 내 봄이 시작됩니다.

당신이 내게 봄이고 푸른 비고 순풍이라 생각하는 한 위독합니다.

 

 

 

 

천 마리 학을 접듯

 

   김왕노

 

 

천 마리 학을 접듯

별 초롱초롱한 깊은 밤에

마음을 한 척 두 척

종이배로 접습니다.

배마다 보고 싶다

정말 보고 싶다는 말

조심스레 실어

어느 볕 좋은 날 강가서

조심스레 띄우면

어느 배 한 척

해국 핀 당신이란 항구에

무사히 정박의 닻 내릴까

오늘도 천 마리 학을 접듯

마음을 종이배로 접습니다.

 

 

 

 

 

춘천에서

 

    김왕노

 

 

여기서 누구나 안개의 신분증을 가지고 살아간다.

안개 자욱하게 끼는 날이면 제 세상을 만난 듯 안개 속에서

사람들이 하나 둘 나타나 안개 속으로 넓은 투망을 던진다.

투망이 터질 듯이 잡힌 씨알 굵은 안개의 물고기가 퍼덕일 때마다

싱싱하게 풍기는 비린내로 안개와 살아있음에 진저리친다.

 

안개 속으로 흘러 다니는 아픈 사연과 사람이 왜 없겠는가.

가슴에 사무친 이름 한 둘도 왜 없겠는가.

하나 끝내 모든 것이 산산이 부서져

안개의 미립자로 함께 떠돈다 생각하는 것은

삶의 아픔과 함께 화해하고 안개로 어울린다는 건설적 생각

질 좋고 생산성이 높은 안개의 공장지대의 건설을 꿈꾸며

한 때 뜻이 맞지 않아

더 깊은 안개 속으로 떠나버린 안개에 젖은 촉촉한 입술

서늘하게 등뼈를 타고 오르던 이별의 말

가슴에서 파닥이다가 안개로 자취를 감춘 이름

안개가 배후고 후원자라고 자랑하며 혁명을 꿈꾸던 뜨거웠던 가슴

안개로 다시 어우러져 안개의 울력으로

안개 같이 자유로운 안개의 정부, 안개 공화국을 꿈꾸는 것이다.

 

안개가 걷히면 추돌과 충돌로 어지럽게 늘려있는 잔해에 놀라

그것을 짙은 안개의 탓으로 돌리려하지만

그것은 안개의 탓이 아니라 안개 속에서는 안개의 법규가 있고

안개의 섭리와 안개의 정서가 있기에 모든 책임은 안개에 대해

부주의한 탓이고 안개 속에서 안개의 리듬에 따라 노래하고

안개냄새를 풍겨야 하는 것이다.

낮고 길 위에 강물 위에 들판 위에 깔리는 안개의 겸손으로

안개의 젖은 머리카락으로

안개의 가슴으로 서로 섞이다 보면

저절로 우리의 안개나라란 탄성이 터지는 것이다.

 

하나 안개라 해 전지전능하지 않아

안개도 말리지 못한 안개 속의 잦은 이별과 다툼, 안개 속의 부정

그것은 안개로 인한 부작용이 아니라

안개의 생로병사가 잇듯

안개 속에서 누구나 안개인간이기에 당연히 거쳐야 할 수순

안개로부터 누리는 것도 있지만 안개로 인해 잃은 것도 있어야

우리에게 친근한 안개이고 때로는 거리감도 있기에

그것을 씨줄과 날줄로 안개의 역사를 촘촘하게 쓰는 것

소리 없는 안개의 메시지를 듣고 때로는 안개와 대동단결로

천천히 침묵 속에 안개의 계절을 열어가는 것이다.

안개와 어우러져

안개의 물고기와 안개의 도시 안개의 강도 끝없이 넓혀 가는 것이다.

안개인간으로 다시 안개의 백년을 위해

안개의 물꼬를 트러 새벽안개 속으로 천천히 떠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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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북 포항에서 출생 

매일신문꿈의 체인점으로 신춘문예 등단. 한국디카시학포착과 직관, 이미지 확산의 빅뱅연잎의 기술로 평론 등단

시집으로 황금을 만드는 임금과 새를 만드는 시인, 슬픔도 진화한다, 말달리자 아버지(문광부 지정도서),사랑, 그 백년에 대하여, 중독-박인환문학상 수상집』『사진속의 바다-해양문학상 수상집, 그리운 파란만장(2014세종도서 선정), 아직도 그리움을 하십니까.(2016 세종도서 선정), 한성기 문학상 수상집 (2017), 게릴라 (2016년 디카시집), 이별 그 후의 날들 (2017년 디카시집), 리아스식 사랑 (2019),복사꽃 아래로 가는 천년- 2019(2020 세종도서 선정)』 『아담이 온다. (2021년 디카시집), 도대체 이 안개들이란 -2021(2022세종도서 선정), 백석과 보낸 며칠간 -2022(아르크 창작지원시집),

한국해양문학대상, 박인환 문학상, 지리산 문학상, 디카시 작품상, 한성기 문학상, 풀꽃 문학상, 지난 계절의 시 우수상, 2018년 제 11회 웹진 시인광장 선정 올해의 좋은 시상, 시작문학상, 황순원 문학상 등 수상

전 현대시학 회장, 전 수원문학 주간, 한국 디카시 상임이사, 시인축구단 글발 단장, 한국시인협회 부회장, 한국디카시학 주간, 문학잡지 시와 경계주간, 웹진 시인광장 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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