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마*/김완서Kim Wonser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율마*/김완서Kim Wonser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회 작성일 25-04-10 19:45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411

 

*/김완서Kim Wonser

 

며칠 전 사둔 화분을 꺼내 분갈이한다 키 큰 화분을 주문했는데 바닥 깊은 화분이 왔다 화분의 관점이란 손을 넣어보는 일, 화분은 비밀 많은 사내 같기도 하다

 

군데군데 누런 잎이 번져 있는 율마, 한번 말라버린 잎은 재생되지 않는다고 식물도감은 사실에 충실하고 있다 생장이란 물과 볕을 맞춰주라는 게 아니라 눈을 맞춰주라는 말

 

지켜볼 때마다 물이 뚝, , 떨어지는 연습을 했다 어딘가 고였지만 이유는 몰랐다 그런 동공을 본 적이 있다 더 이상 미안하지 않아 마주 볼 수 있었던, 내가 누구일 수 없을 때 조금 기뻤다

 

물이 잘 빠지도록 화분 바닥에 얇게 자른 스티로폼을 깐다 손이 깊다 그의 아내는 아이와 눈을 맞춰보지도 못한 채 산욕으로 죽었고 그는 아이와 눈을 다 맞춰보기도 전에 우울증으로 죽었다 연락을 받고 달려간 빈방에서 나의 보호가 필요했던 건 창틀에서 말라가던 율마 뿐이었다

 

네 맘 알아, 한 적 없는 내게 남은 일처럼

, ,

 

마른 잎을 잘라내고 율마를 옮겨 심는다 그래야 줄기에 새순이 돋는답니다, 내가 할 수 있는 건 도감의 설명서를 그대로 따르는 일, 잘린 잎들이 바람에 몇 걸음 날아갔다 쌀쌀하고 알 수 없는 방향이었지만

 

봄 쪽이라 믿는다

 

* 율마(Wilma, Monterey cypress) : 측백나뭇과의 식물/ 김포신문 250411 기고

 

(시감상)

 

김춘수의 을 읽는 느낌이다. 눈을 맞춰주라는 본문의 행간과, 내가 너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라는 꽃의 행간이 같은 맥락이다. 존재에 대한 의미, 생명에 대한 경건, 그리고 최선을 다한다는 것. 율마를 옮겨심는 시인의 감수성이 현대 시인들이 배워야 할 대상물에 대한 바른 경외심이다. 어쩌면 우리가 존재하는 것은, 너를 나를 서로 보호하고 보듬어 주라는 조물주의 박애적 생명주의 일지도 모른다. 봄이다. 가끔 눈을 맞춰주자. 율마든, 하늘이든, 이웃이든, 내 속의 나에게든, 따듯해질 것이다. (/ 김부회 시인, 평론가)

 

(김완서 프로필)


La Quinta, California 거주, 시나무/창작과 사회 동인



   김완서 시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04건 1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공지 조경희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419 1 07-07
49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4 0 06-01
49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3 0 06-01
4901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 0 05-31
490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 0 05-30
489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6 0 05-29
489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5-25
489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7 0 05-24
4896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5-22
489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5-21
4894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2 0 05-20
4893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8 0 05-19
489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5-18
489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4 0 05-18
489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3 0 05-18
488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5-16
488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5-15
488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1 0 05-13
48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1 05-10
488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5-09
488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3 0 05-09
488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5-06
488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9 0 05-05
488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5-03
4880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1 05-02
487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3 0 05-02
4878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5 0 04-30
4877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0 0 04-30
487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 0 04-30
4875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4-29
48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4 0 04-27
487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4-27
487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2 0 04-24
487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1 0 04-24
487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07 0 04-20
4869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18
486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4-18
486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4-18
486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2 0 04-15
486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9 0 04-13
48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6 0 04-12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4-10
4862 콩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16 0 04-08
486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1 0 04-06
48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4-05
48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4-05
48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4-03
485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3 0 04-03
48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4 0 04-02
485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8 0 03-3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