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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 황동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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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1회 작성일 25-04-15 0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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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편지 / 황동규


내 그대를 생각함을 

항상 그대가 앉아 있는

배경에서 

해가 지고 바람이 부는 일처럼

사소한 일일 것이나

언젠가 그대가 한없이 괴로움 속을

헤매일 때에 오랫동안 전해오던

그 사소함으로 그대를 불러 보리라

진실로 진실로

내가 그대를 사랑하는 까닭은

내 나의 사랑을 한없이 잇닿은

그 기다림으로 바꾸어 버린 데 있었다

밤이 들면서 골짜기엔 눈이 퍼붓기 시작했다

내 사랑도 언제쯤에선 반드시 그칠 것을 믿는다

다만 그때 내 기다림의 자세를 생각하는 것뿐이다

그동안에 눈이 그치고 

꽃이 피어나고 

낙엽이 떨어지고

또 눈이 퍼붓고 힐 것을 믿는다


* 사랑이란 그렇게 기다리고 견디는 것, 세월이 흐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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