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개 광고/오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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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502」
공개 광고/오영록
사람을 찾습니다
어둠에 손을 넣고 휘휘 저어봤다
아무것도 만져지지 않았다
바람에 코를 박고 맡아봤다
아무 냄새도 나지 않았다
허공에 소리도 질러봤다
나는 어디에 있냐고
어디에 있냐는 메아리만 돌아온다
묵묵부답이다
고요하다
어디에도 없다
숨소리가 나일까
방귀 소리가 나일까
나를 찾는 내가 나일까
바다에 가보니 바다는 바다의 모습으로
하늘은 하늘의 모습으로 선명하다
바다는 바다로
하늘은 하늘로 또렷합니다
아들로 있다가 남편으로 있다가
아버지로, 할아버지로 살다 보니
나를 잃어버렸습니다
나는 어디에 있나요
제발 좀 찾아주세요.
(시감상)
시인의 절규와 같은 절규가 들린다. 누구의 누구로 살다 보니 나는 과연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하지만 다시 생각해 보면 나는 바다의 모습으로, 하늘의 모습으로, 남편의 모습으로, 아버지로 남아 있는 것이다. 나는 나를 잃어버렸지만 누군가에게는 ‘나’로 남아 있다. 나는 어디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에도 존재하는 것을 아닐지? 그래도 결국 남는 것은 나의 부연 실루엣과 같은 그림자 하나. 그래서 사람은 사회적 동물인가 보다. 나를 찾는 것은 참 요원한 일이다. 바다로, 하늘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글/ 김부회 시인, 평론가)
(오영록 프로필)
강원 횡성, 머니투데이, 대전일보 신춘문예당선, 다시올문학 신인상외 다수 수상, 시집 (빗방울들의 수다)(묵시적 계약)(키스)(긴 사다리를 메고 자전거를 타는 사내) 외 공저 다수
오영록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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