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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별이 아닙니다 =김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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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4회 작성일 24-08-15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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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별이 아닙니다

=김준현

 

 

    별 그리는 아이는 별에 대한 예의를 모른다 별 그리는 아이는 역마살이 있지만 별을 시작한 점으로부터 다섯 방향을 찌르고 돌아온다 다섯 군데 어디에도 머물 데가 없어서 방파제 위에 말라붙은 불가사리의 형태로 죽음 별 그리는 아이는 혈연처럼 닮은 별을 계속 그린다 볼펜으로 정신이 나갈 것만 같은 머리카락을 죽죽 그어 대던 때보다는 훨씬 발전한 게 이 모양이다 이 별 모양이다 볼펜 말고 연필을 쓰면 어떨까? 나는 별 그리는 아이에게 참견한다 날카로움이 닳는다는 게 얼마나 있어 보이는 일인지 아니? 무엇이 있어 보이는 건지도 모르면서 나는 바짝 깎은 연필 한 자루를 별 그리는 아이에게 준다 별 그리는 아이는 볼펜을 두고 연필을 쥔다 이제 별을 그릴수록 별의 선이 굵어질 것이다 별 그리는 아이는 연필의 뒤꽁무니를 잘근잘근 씹는다 애정 결핍이다 손톱을 물어뜯어도 애정 결핍이라고 한다 네가 아무리 많은 별을 그려 봐라 내가 다 지울 것이다 스케치북은 수면 상태에 빠지기 시작하고 창문 밖으로는 눈에 덮인 자작나무 숲이 보이고 몇 개의 인가가 주황색 불빛이 사람 살려 사람 살려 외치는 것처럼 춥고 어두운 시베리아 벌판을 통과하며 별 그리는 아이는 다시 다섯 개의 점에서 꺾여 고향으로 돌아간다 별의 숙명에 대해 연필의 흑심이 제 존재를 별에 두고 오는 것에 대해 별이 보는 사람에 의해 받는 고통과 상처에 대해 단 한마디도 한국어로 말할 수 없고 단 한마디도 러시아어로 들을 수 없다 별 그리는 아이는 별 그리는 어른이 될까? 금발을 초록으로 물들일까? 별 그리는 아이의 별들은 전부 어디에 있을까? 어둠이 풍부한 날이다 눈동자가 풍부한 날이다 모서리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먼곳에서 별로 남겠지 비장한 얼굴이 아니라 야윈 감정이 아니라 별 단 한 번도 연필의 끝을 떼지 않고 죽었다 살아나지 않고 고향으로 돌아오는 별 네가 그리는 별은 그런 별이다

 

 

    민음의시 302 김준현 시집 자막과 입을 맞추는 영혼 96-97p

 

 

    얼띤感想文

    굉장히 어수선한 문장이다. 말하자면 요지는 이렇다. 시 좋아하는 자 시에 대한 예의를 모른다는 얘기다. 시만 그릴 줄 알지 거기에 중점적인 요점을 파악하기는 어려운 그런 존재와도 같다. 그러면서도 텍스트는 줄곧 이어간다. 하나의 시 객체에 대한 묘사다. 종국에는 시를 아무리 그려봐야 넌 시를 쓸 수 없을 것이며 방파제에 말라붙은 불가리사처럼 될 것이다. 이런 얘기다. 지면에 불가사리가 있다면 지구 위에는 별이 있다. 그러면 시인께서 사용한 시어와 문장을 본다.

    별을 시작한 점으로부터 다섯 방향을 찌르고 돌아온다. 나라는 개념에서 출발한 오에서 중구난방으로 떠돈 언어의 유희가 있다면 그것은 시에서 멀어져 간 오겠다. 돌아온다는 말, 사바세계에서 피안으로 넘어가지 못하고 다시 사바세계로 온 아이다. 그러니까 저쪽 세상은 무엇인지 확실한 정의를 내리지 못한 아이다. 방파제, 파도를 막기 위해 쌓아놓은 둑이다. 이는 각종 언어의 고장 바다를 향하는 길목을 막은 하나의 장벽이다. 그런 장벽에 말라붙은 불가사리는 시 객체를 상징한다.

    볼펜과 연필, 볼펜은 구체를 그릴 수 있는 도구로 사용했으면 어떨까 싶다. 이 시를 읽으면 볼펜의 시기가 연필의 시기보다 못한 거로 들린다. 사실 볼펜의 어감에서 오는 볼은 구를 상징할 만한 시어다. 그러면 연필은 무엇일까? 연필은 필기도구가 아니라 연필煙弼 연기와 같은 도움의 말씀으로 이 시는 쓰고 있다. 가령, 아이는 볼펜을 두고 연필을 쥔다. 이제 별을 그릴수록 별의 선이 굵어질 것이다고 했다. 그러니까 분명 별에 가깝게 다가가는 행위적 묘사다. 연필의 뒤꽁무니를 잘근잘근 씹는다. 이는 시론서 하나 들고 바짝 공부하는 모습까지 연상된다. 창문, 안에서 밖으로 내다볼 수 있는 시적 도구로 한쪽 세계관에서 다른 쪽 세계관을 들여다볼 수 있는 창이다. 자작나무, 이는 스스로 쓴 시초를 상징하며 시베리아 벌판 이는 잘 다듬지 못한 시초로 이룬 노트로 보는 것이 좋겠다. 시베리아 또한 소리 은유다.

    금발金髮은 금빛 나는 머리털로 완벽한 죽음을 상징한다면 초록은 이와 반대가 된다. 모서리는 역시 구체에 반하는 물질이다. 시제 다윗의 별이 아닙니다. 다윗은 소리 은유겠다. 다는 모두를 윗은 북쪽을 가리킨다. 이 시를 바라보는 객체를 가리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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