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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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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바흐 이덴 =김이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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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32회 작성일 24-08-17 14:32

본문

바흐 이덴

=김이강

 

 

    새벽에 바흐 이덴은 산책을 나섰다.

 

    그는 경찰들이 서 있는 성 아래를 지나 구시가지를 향해 걸었다. 밤하늘에 덮인 먹구름 사이로 더 짙은 하늘의 빛이 쏟아지고 있다. 낮에는 관광객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수도사들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성당 문은 잠겨 있을 것이다. 머플러를 고쳐 맨 그가 성당 문을 두드린다. 문 앞에 배열된 긴 의자들, 성수가 흐르는 물길, 반짝이는 마리아상을 생각한다. 스테인드글라스 빛이 바깥으로 퍼져 나오고 있다. 다시 문을 두드린다. 그는 수도사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계단에 앉았다. 성 아래 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지나 경찰들의 검문을 다시 받아야 한다. 그러고 나면 동이 틀 것이고 성당 문은 열릴 것인데. 그저, 카를교를 세 번쯤 지나면 되겠구나. 그는 생각한다. 천천히 걷는다. 다리를 따라 늘어선 동상들을 올려다보며 걷는다. 한 번 연주가 끝난 스메타나의 음악이 바흐 이덴의 생각 속에서 새롭게 시작된다. 조국을 위하는 제목을 가진 덕에 원 없이 연주해도 방해 받지 않은 곡. 그가 검은 옷을 입은 사제였던 날들. 바흐 이덴에게 부여된 아름다운 발음의 이름.

 

    바흐 이덴은 카를교를 세 번 지나지 않았다. 동은 텄다. 탄탄하게 다져진 팔과 다리를 가진 사람들이 조깅을 한다. 바흐 이덴에게도 그런 것이 있다. 강물을 바라보고 있는 그의 곁에 아이 하나가 다가선다. 그 앤 다정하게 바흐 이덴을 올려다본다. 이곳이 마음에 드는 듯 바흐 이덴의 곁에 서서 유구한 물결을 바라본다. 그는 계단으로 돌아가야겠다고 생각한다. 유일했던 그 이름으로 그곳에 입장해야겠다고 생각한다. 두드리지 않아도 지금쯤 문은 열려 있을 것이다. 닫혀 있는 동안에만 그곳에 갈 수 있음을 그는 깨닫는다. 모든 성상을 만진 손을 향해 아이가 손을 내민다. 아이의 눈에서 빛이 바깥으로 퍼진다.

 

    그는 카를교를 건너간다. 그가 빠져나온 형태로부터 아침이 벌어진다.

 

 

   문학과지성 시인선 596 김이강 시집 트램을 타고 49-50p

 

 

   얼띤感想文

    이 시의 전반적인 내용은 어느 성직자 여기서 말하는 바흐 이덴그는 한 검문소를 지나 마을로 내려가는 과정 이 속에 보고 느낀 것을 다져 넣고 한 아이에게까지 이른다. 그러니까 시의 이행과정이다. 무대가 좀 생소하고 이름조차 생소하다. 시제로 쓴 바흐 이덴도 그렇거니와 카를교와 머플러 바이올린 스메타나 등등 여기에다가 종교적인 냄새까지 가미해 놓으니 분위기조차 엄숙한 느낌이다.

    바흐 이덴은 새벽에 산책을 나섰다. 그러니까 바흐 이덴은 새로운 국면을 접하는 것이 된다. 바흐 이덴은 시 제유다. 경찰들이 서 있는 성 아래를 지나 구시가지를 향해 걷는다. 경찰처럼 어떤 글의 검정이 필요했을 것이고 성 아래 지나 구시가지, 하나의 개체 아래 옛 원고를 들고서 말이다. 밤하늘에 덮인 먹구름 사이로 더 짙은 하늘의 빛이 쏟아지고 있다. 도치다. 하늘의 빛은 밤하늘에 덮인 먹구름을 올려다본 장면이겠다. 낮에는 관광객들 앞에서 바이올린을 켜던 수도사들도 지금은 보이지 않는다. 자들의 행태를 묘사한다. 관광객이면 찾아든 손님일 게고 바이올린 켜던 수도사는 무엇인지는 모르지만 어떤 교감하는 행위를 묘사한 장면이다. 성당 문은 잠겨 있을 것이다. 구체의 문은 굳게 잠겨 있다. 머플러를 고쳐 맨 그가 성당 문을 두드린다. 머플러는 하나의 위장을 상징한다. 추위를 막기 위해 곁들인 천 조각으로 보면, 백지 한 장 받쳐 든 모습까지 연상된다. 문 앞에 배열된 긴 의자들, 의자는 내 몸을 잠시 의지하는 쪽으로 맡긴 자다. 성수가 흐르는 물길, 무언가 통할 것 같은 흐름을 묘사한다. 반짝이는 마리아상을 생각한다. 마리아는 완벽한 성체다. 스테인드글라스 빛이 바깥으로 퍼져 나오고 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갖가지 색유리의 종합적인 판 장식용이다. 시의 다의적인 뜻이 바깥으로 분출됨을 묘사한다. 다시 문을 두드린다. 그러나 그 문은 열리지 않는다. 그는 수도사들이 바이올린을 연주하던 계단에 앉았다. 수도사의 바이올린 연주는 시와 교감한다는 하나의 묘사다. 계단은 어떤 일을 이루는데 밟아야 하는 순차적인 순서로 마을에 이르는 데는 아직 부족함을 알 수 있다. 성 아랫마을로 돌아가기 위해서는 다리를 지나 경찰들의 검문을 다시 받아야 한다. 마을은 자들의 모임이다. 이곳에 도착하는 과정은 시에서 시로 가는 전위적 행위임을 알 수 있다. 그러고 나면 동이 틀 것이고 성당 문은 열릴 것인데, 그저, 카를교를 세 번쯤 지나면 되겠구나. 어떤 시든 한 세 번 읽으면 대충 알아야 한다. 그러면 눈은 동틀 것이고 혁명은 거기서 일어날 것이다. 그는 생각한다. 다리를 따라 늘어선 동상들을 올려다보며 걷는다. 다리는 지면과 지구를 놓는 역학관계다. 동상은 완벽한 하나의 성체로 여러 시적 군상을 상징한다. 한 번 연주가 끝난 스메타나의 음악이 바흐 이덴의 생각 속에서 새롭게 시작된다. 스메타나의 음악은 바흐 이덴을 만나러 간 새로운 방문객이다.

    세 번째 문장은 동이 트는 장면을 그린다. 그러니까 누군가 까발린 작업이 있었지 않았을까 하는 마음마저 든다. 그리고 세월 따라 흐르는 시간이 있었다. 강물을 바라보고 있었으니까 여기서 한 아이를 만났고 그 흐름을 읽고 있다. 유구한 물결을 바라보고 있다는 아이, 이제는 두드리지 않아도 문은 열려 있음이고 그러고 보면 뒤돌아 생각해 보니 닫혀 있는 동안이 오히려 그 성지 즉 바흐 이덴에게 갈 수 있었던 건 아닌지 말이다. 모든 성상을 만진 손은 자며 아이가 손을 내미는 것이 아니라 아이가 모든 성상을 만진 게 된다. 이 역시 도치다. 아이의 눈에서 빛이 바깥으로 퍼진다. 시를 쓴다.

    새로운 아침을 이루었고 아침은 더욱 복수의 미학으로 줄곧 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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