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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증의 해부학 =문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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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84회 작성일 24-08-26 19:53

본문

통증의 해부학

=문혜진

 

 

    누가 보냈을까? 내가 숨어들었던 물개 가죽, 그 도려낸 살덩이의 객실에서 혼자 우두커니, 내 거웃을 들여다보던 나의 한때,

 

    모란앵무가 죽던 날, 눈썹을 밀었지, 아기가 나오던 새벽, 침대에 누워 거웃을 밀고 자, 나는 제왕이 된다 제왕의 절개로 나를 찢고, 너는 태어난다! , 칼끝, 출렁이는 창자의 리듬, 의사의 무심한 농담 사이, 허공에 가랑이를 벌리고, 찢어지게 내 거웃을 들여다볼 수 없었던 나의 한때,

 

    태아 자세로 무통주사에서 깨어났을 때, 통통 부은 내 발은 칠 벗겨진 새장의 객실, 오한에 턱이 딱딱 부딪치던 회복실, 아기 울음 속에서 새장들이 자라나, 천장을 뚫고 새털구름 위로 뻗어 갔지 암흑물질 사이, 성단과 먼지 구름 속으로 자라는 내 통증의 첨탑

 

    나는 천체를 달리는 새장의 발로 별들의 하얀 시트에 흙을 뿌렸다! 지독한 밤의 샅에 얼굴을 들이밀고, 뒤집힌 채 굳어 가는 모란앵무의 발가락에 내 발가락을 포갠 그날 밤, 나는 다시 찢기기 시작했지 큰부리새 은하를 가로질러 내 심장의 도주로에 대해, 대뇌에 번식하는 새장의 환영, 두 다리는 점점 멀어져 찢기고, 턱을 괴던 팔이 어깨를 찢고 나가 대지에 못박힌다

 

    누가 보냈을까? 밤새 거대한 밤 구름이 몰려와 내 찢긴 몸 사이를 채우기 시작했다 가만, 누가 보냈을까?

 

 

   민음의 시 230 문혜진 시집 혜성의 냄새 32-33p

 

 

   얼띤感想文

    시인 문혜진은 시 홍어가 유명하다. 한 번 읽으면 잊히지 아니할 정도로 뇌리에 못처럼 박혀 잘 떠나질 않는다. 시인 이름만 불러도 떠오른 시가 있다. 모 시인의 말이다. 시인은 평생 한 편의 시, 이름을 대신할 수 있는 시 한 편이면 족하다고 했다. 그 한 편을 위해 수 없는 습작의 씨앗을 뿌리고 시집을 생산한다.

    이 시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시의 분만에 있다. 분만에 대한 여성 특유의 경험이 통증의 해부학을 낳은 셈이다. 시는 총 5연으로 나뉘는 데 1연과 2연을 합하여 기라 하면 3연은 승이다. 4연은 전 5연은 결이 될 것이다. 1연과 2연에서 물개 가죽은 시 객체며 거웃은 시 주체며 검정을 상징한다. 도려낸 살덩이의 객실은 뜯는 문장의 묘사다. 모란앵무牡丹鸚鵡, 앵무과의 새지만, 모란은 모란謨亂처럼 들린다. 난을 꾀하는 시 객체의 제유다. 눈썹도 검정을 상징한다. 제왕, 제왕은 諸王으로 쓴다. 시는 씨앗처럼 물론 시로 탄생하겠지만, 그 유형은 어떤 변형을 낳을지 모르므로 여러 임금으로 말이다.

    시 3, 시의 탄생을 본다. 칠 벗겨진 새장의 객실, 바닥에서 허공으로 오르는 묘사다. 새장이 시 객체의 지면을 상징했다면 천장은 시 주체의 지면을 상징한다. 천장에서 뚫고 오른 것이 새장에 안착하는 과정, 자의 탄생 태아다. 그것은 성단과 먼지구름 속으로 자라는 내 통증의 첨탑이라 묘사한다. 성단이라 하면 군데군데 몰려 있는 별의 집단 그러니까 이는 어떤 형체를 가졌지만 먼지구름은 그러한 형태는 없다. 그렇지만 앞으로 별이 될 수 있는 앞 단계다.

    시 4, 하얀 시트, 물론 지면을 제유한다. 흙을 뿌렸다. 사실 피를 뿌렸을 일이지만, 별의 구성에서 보면 먼지에서 흙으로 흙에서 하나의 구체로 이행되는 건 분명하다. 지독한 밤의 샅, 시 객체를 묘사한다. 큰 부리세, 부리不理는 어떤 이치에 맞지 않는 또 하나의 이치, 시 객체가 갖는 골목 그 어디쯤이겠다.

    누가 보냈을까? 밤새 거대한 밤 구름이 몰려와 내 찢긴 몸 사이를 채우기 시작했다 가만, 누가 보냈을까? 되뇐다. 개벽을 넘어 새벽에 닿는 아침, 새로운 세상을 맞을 거 같아도 탄생과 더불어 돌덩이처럼 언제 다시 깨어날지 모르는 암담한 시간을 보내야 할지도 모른다. 시의 세계는 말이다. 누가 보냈을까? 엄마의 아들임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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