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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휴대폰 / 강영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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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91회 작성일 17-06-02 04: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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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려진 휴대폰 / 강영은

천 길 낭떠러지를 뛰어버린 그녀를 본다

몸 구석구석 보이지 않는 길을 더듬다 가파르게
높아져 가는 음계를 헛디뎠는지
찢어진 허공 속 펄럭이던 앞다리가
단단하게 굳어진 날개로 변해 있다

지상의 어떤 말보다 천 배나 더 정밀한
성감대였던 목덜미를 깨물며
수천 미터의 어둠 속에서 익화(翼化) 된
제 울음만 받아먹고 사는 동안

그녀의 몸은 깊은 동굴이거나 버려진 폐광이 되고 만 것일까
더 이상 발신음도 수신음도 들리지 않는 적막 속
네 몸은 더 이상 진화될 수 없어,
너는 이미 날개를 달았거나
오래 전 수신된 까만 문자 메시지만이

화석 박쥐의 똥처럼 각인(刻印)된 채 굳어져 있는
몸 속의 캄캄한 길을 뚫고
외마디 초음파를 던지는 그녀,

어디에나 있고 어디에나 없는 그를 향해
고감도의 안테나를 세웠던
그녀는 정말이지, 머나먼 신생대의 밤을 향해 돌진했던
한 마리 눈 먼 박쥐가 아니었을까

저기 창자가 흘러나온 채 버려저 있는,

# 감상
  주인이 버렸는지, 잃어버렸는지 모르지만 주인 잃은 휴대폰에 대한
  화자의 상상력은 넓고 활달하고 심오하고 세밀하다
  점점 죽어가는 전신을 이끌고 최후까지 신호음을 보내며 주인이 찾아 주기를
  바라는 모습에서
  견디며 살다 지쳐버린 고달픈 인생의 허탈함과 방황하는 내면의 세계를 엿볼
  수도 있지만, 화자의 텍스트를 엮어가는 기술적이고 낭만적인  묘사는 대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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