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nly poets left alive =박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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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ly poets left alive
=박정대
짐 자무시가 말하길, Only lovers left alive
누군가 바꿔 말하길, 오직 사랑하는 이들만이 살아남는다
전직 천사가 덧붙이길, 시란 시인이 오역한, 오열한 이 세계다
---음, 그렇군!
고개를 끄덕이며 한 방울 두 방울 알타이 산맥을 넘어온 빗방울들 후두둑 후두둑 말발굽 소리를 내며 처마 끝으로 듣는 저녁이다
문학동네시인선 085 박정대 시집 그녀에서 영원까지 089p
얼띤感想文
` 오직 시인만 살아남았다. Only poets left alive. left는 leave 떠나다의 과거형이다. 직역하면 그렇다. 만약 left가 명사라면 왼쪽이라는 뜻도 가진다. 우리 말 어순가 다르니 직역으로 번역하면 오직 시인만이 살아남았다는 뜻이 된다. 짐 자무시가 말하길, 오직 연인들만이 살아남는다는 Only lovers left alive. 오역이든 직역이든 읽어야 한다. 그것이 알처럼 묶은 것들이라 해도 그 알에서 뭔가 부화를 가졌다면 말발굽은 다시 알타이산맥으로 몰았을 것이다. 알타이라는 말이 참 재밌게 들린다. 꼭 무슨 알, 알들을 죄다 묶은 것 같다. 그러고 보면 우리의 조상 발원지는 알타이까지 오르는 것도 사실이다. 말발굽을 몰아 쭉 오르기라도 하면 바벨탑까지는 말고 그 앞까지만 가도 금빛 찬란한 유목민의 세계를 그릴 수도 있겠다. 처마는 굳이 한자로 쓴다면 처마處馬다. 말이 기거하는 곳 그 끝에서 죽음을 떠올려 본다. 석夕은 ‘저녁’이나 ‘밤’이라는 뜻을 가진 글자다. 夕자는 달을 본떠 그린 것으로 갑골문에는 초승달로 그려져 있다. ‘달’을 뜻하는 월月자와 매우 비슷하지만 夕자는 가운데 점이 없다. 그러니까 夕자는 달빛이 구름에 가려진 모습이라 하여 ‘저녁’을 뜻하게 되었다고 한다. 저녁은 죽음을 상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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