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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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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목마 =심은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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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61회 작성일 24-07-29 17:05

본문

회전목마

=심은섭

 

 

    허공이 나의 출생지이다 그러므로 네온사인이 발광하는 지상에 발을 내디뎌서는 안 된다 나의 운명은 자본에 조련된 동전을 등에 업고 결정된 생의 궤적을 그려 내는 일이다 이것이 신이 내린 첫 계명이다

 

    오래도록 변두리를 배회하며 사는 동안 두 눈은 퇴화하였으나 무딘 감각으로 겨우 허공에 길을 낸다 그런 까닭에 운명의 축을 이탈할 수도 없었거니와 갈기를 날리며 광란하는 질주의 본능을 잊어버렸다

 

    밤꽃이 발정하는 유월, 변압기가 구워 낸 짜릿한 전류 한 덩어리로 식사를 한다 그것마저 배식이 중단된 날엔 공중에 정박해야 한다 오늘도 고독의 깃발을 나부끼게 만든 개똥벌레 한 마리 찾아오지 않는다

 

 

   시작시인선 0500 심은섭 시집 물의 발톱 17p

 

 

   얼띤感想文

    회전목마回轉木馬, 시의 속성이다. 이 시를 읽고 있으면 무슨 개똥벌레가 된 기분이다. 수많은 개똥벌레 중 하나일까 하는 생각도 든다. 사실, 시는 시인 아니고서는 잘 읽을 분야도 아니다. 간혹 때아닌 여유가 부르는 하나의 선택지가 되어도 바르게 읽는 이조차 없을 것이다. 하지만, 시 또한 좋은 취미 중 한 분야라 생각한다. 탁구를 한다든가 골프를 한다든가 등산을 하는 것조차 내키지 않은 사람도 있을 테니 여럿이 어울리는 것조차 싫어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영혼을 잠시 잠재울 수 있는 자리 회전목마에 앉아 세상 두루두루 펴 보는 길 그러면서 씩 웃음도 하고 말이야, 딱 제격이다.

    그러므로 시는 허공이 출생지다. 시는 밤거리여야 맞다. 네온사인이 현란한 대낮 같은 인식의 얼굴에는 맞지 않은 일, 자본은 자본資本이 아니라 자본字本이며 동전은 무게지만 동전動轉 움직이며 구르는 일을 상징한다. 이것으로 시의 궤적을 그려 내는 특명을 부여받았다.

    변두리는 자본에 대치한다. 갈기, 초록의 기운이겠다. 굳이 한자로 표기한다면 갈기葛氣 광란하는 질주의 본능, 거저 직선으로 가 닿는 일은 잘 없기에 구불구불 곡선에 가깝고 골목골목 거닐다가 도시에 이르는 길로 가니까 그러니 회전목마다.

    밤꽃은 시 객체를 상징한다. 유월은 거저 흐름을 강조하며 변압기가 구워낸 짜릿한 전류 한 덩어리 물론 시 객체와의 교감을 묘사한다. 예전 기계 수리 경험이 있어 언뜻 DCAC가 지나간다. 다이오드의 성능과 납땜 같은 일이었는데 그땐 참 생업이었지만 기계가 작동되는 모습만 보아도 뿌듯함을 느끼곤 한 적 있었다. 지금은 그런 일도 없으니 세상은 시처럼 되어버렸다. 개똥벌레가 옛 추억 하나 그리다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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