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무너진다는 말 =오영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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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이 무너진다는 말
=오영록
에이 무슨 하늘이 무너져
하늘이 무너지면 내 손에 장을 지질께
“꼭이여”
땅이 꺼지는 듯
귀가 먹먹하도록 요란스럽거나 광도(狂濤)도 아닌
소리소문없이 무너졌다
파랗던,
하늘 있던 자리가 노랗다
아무리 봐도 하늘은 그대로인데
십여 년 주말마다
동고동락한 친구가 떠난다니
이제야 알았다
나의 하늘이 그대였다는 것을
무너진 하늘
그 하늘이 내 가슴에 있었다
손가락에 장 지지게 생겼다.
도서출판 오늘, 오영록 제5시집 에이스 크래커가 커피에 녹는 시간 49p
얼띤感想文
벌써 장 지지셨습니다. 예부터 우리 민족은 하늘을 극구 우대했다. 오죽하면 하늘에 관한 속담이 이리 많을까, 하늘이 무너져도 솟아날 구멍은 있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의 별 따기. 하늘 높은 줄 모른다. 하늘이 노랗다. 하늘을 지붕 삼는다. 하늘 천 따지. 하늘처럼 믿는다. 하늘하늘 하늘이다. 그래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던 아리스토텔레스는 일찍이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감과 지적가치의 추구와 윤리를 우리에게 물었던 건 아닐까! 그렇다. 무령왕릉의 동경은 그 시대상을 반영하듯 하늘이 무너진다는 말은 지금 우리의 시대상을 반영하리라! 어쩌면 이 시대상에 좀 더 가까이하고자 다 구부러져 가는 이 허리를 곧추세우며 거친 표면을 기꺼이 문지르고 있는 건 아닐까! 탱탱 빛을 발하며 올곧게 가고자 하는 마음, 그건 오직 강직함과 바름의 길, 가령 너 없이는 죽을 거 같아 그냥 있어 주기라도 했으면. 그러면 사회는 참 따뜻할 거 같다. 그러나 이것 또한 무책임한 일이다. 뭔가 지원과 아낌없는 사랑은 그 사람의 가치를 평가하기에 오늘도 무모한 일을 저 어두운 강물에 던져야 했던 한 사람이 있었고 허우적거리며 헤쳐나가려는 그 사람은 끝내 아무것도 건져 올리지 못한 강변에서 죽은 목숨처럼 내일을 바라보고 다시 도전을 이어나간다면 분명 길은 있을 것이다. 땅이 꺼지듯 귀가 먹먹하도록 파고 또 파고 그건 광분이 아니라 광도임을 그 속에 보드 탄 손가락이 장을 들어 올리듯 멋진 하늘이 있었기에 말이다.
에구 오영록 선생님 ^^ 오늘 시집 잘 받았습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감상문은 그냥 제 마음에 이끌리어 시와 관계없이 그냥 쓴 건데요(요즘 하는 일이 잘 안 되어서요)……. 혹여 누가 될지 모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선생님 내내 건강하시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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