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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자도에서 =한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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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98회 작성일 24-07-17 21:45

본문

추자도에서

=한여진

 

 

    너는 추자도에 앞으로도 며칠은 더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영화를 찍는 중이라고 했다 내용도 없고 사람도 없고 바다만 가득 나오는 영화라고 했다 추자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는 그렇다면 바다 구경은 실컷 할 수 있겠네, 말했고 너는 바다 구경이라면 아주 원 없이 하고 있다고, 여기는 바다가 너무 많다고, 새벽 바다, 아침이 시작될 무렵의 바다, 파도치는 바다, 바람 부는 바다, 통통배들이 하나둘 돌아오는 바다, 뱃사람들 뒷모습으로 가득한 바다, 횟집 수족관 너머로 보이는 바다, 깊은 밤 한 치 앞도 안 보이는 바다, 바다가 너무 많아서 지겨워 죽을 것만 같다고, 어쩜 이렇게 매 순간의 바다가 다 다를까,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몰랐던 것을 이제는 알 것 같다고 말했다 추자도가 어디에 있는지도 모르는 나는 섬을 떠나면 꼭 다시 이곳으로 돌아오라고 꼭 다시 만나서 추자도에서 보낸 날들에 대해 들려달라고 그때가 되면 나도 내 이야기를 들려주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며칠이 지나고 네가 있다던 섬 이름이 가거도인지 흑산도인지 이어도인지 나는 가물가물하고 너에게 전화를 해야지, 그런데 너의 이름이 기억나질 않고, 그런데 너는 왜 그곳까지 가야만 했던 것일까 네가 돌아오기는 할까 우리가 다시 만나야만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기억을 떠올려보는데 까만 스크린 속에서 갈매기들이 날아다니고 있었다

 

 

   문학동네시인선 201 한여진 시집 두부를 구우면 겨울이 온다 024p

 

 

   얼띤感想文

    시의 요자는 영화배우와 시인이다. 하필 추자도다. 섬이라고 하면 어떤 매개체가 떠오르기도 한다. 추자하면 추자追刺처럼 내 마음을 줄곧 찌르기만 한다. 그러니까 추자도에 간 친구는 영화를 찍고 있다. 이는 삶에 더 전투적이며 현실적이다. 그러니까 바다 구경까지 한다. 바다의 종류가 죽 나열한다. 이들 바다의 종류는 시적 객체가 눈으로 보고 또 몸으로 느낀 바다다. 그러나 시적 주체는 그 얘기만 듣고 있는 상황, 심지어 그곳이 추자도인지 흑산도인지 더 나가 이어도인지 가물가물하기까지 하다. 참 시라는 것이 지명이나 이름이나 또 다른 사물의 이름도 마찬가지다. 시에는 중첩된 이미지를 갖고 있기까지 해서 읽는 재미까지 더한다. 흑산에서 이어나가는 필력을 두고 언제나 우리의 표본은 남방의 얼굴이었다. 하지만 북방 유목민과의 통일의 과정을 거치는 데 있어 항시 말은 따랐으며 기마술과 칼은 필수였기에 사막을 가로지르며 초원을 휘날리는 것이다. 단 몇 분 상간에 끝내야 하므로 지축을 울리는 말굽은 가벼워야 한다. 그러니까 북으로 돌아간 너는 다시 돌아오기는 할까? 다시 만나야 하는 중요한 이유가 있었던 것인가? 그건 역방향으로 도는 엘피판처럼 삶을 재조명하는 것 스크린 속 갈매기들이 날아다닌다. 갈매기는 글, 글자를 상징한다. 평사낙안平沙落雁이라는 말이 있다. 모래톱에 내려앉은 기러기라는 뜻으로 글을 잘 쓴다는 의미다. 또 다른 뜻은 아름다운 여인의 맵시 따위를 일컫기도 한다. 전자는 모든 시인이 바라는 길이기도 하다. 앉아 글을 쓰는 거보다는 실지 세상을 보며 내 살아 있음을 즐기는 것이 평사낙안보다 한층 더 낫지 않을까? 시제 추자도에서 추자처럼 자꾸 내 등을 찌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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