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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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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질서들 =천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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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58회 작성일 24-07-23 1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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질서들

=천서봉

 

 

    1뒤에 2가 앉아 있다 언제나 32의 뒤에서 까치발로 서 있다 그 말랑말랑한 얼굴들 틈에 나도 당신도 K도 있다 추운 아침에 당도하는 편지는 언제나 침묵에 관한 것이다 묵언의 동선들, 가령 긴 얼음 상자가 화장로(火葬爐)로 향하고 그 뒤를 검은 그림자들이 줄 잇는 그런 풍경, 화장(化粧)은 피로하지만 문득 날아온 부고와 악수하고 꽃들이 서서히 죽어나갔다 사라지는 현실은 아름답다 그 어떤 질서도 없어 보이는 문장에 없는 것은 질서가 아니라 현실이므로, 목 졸리는 현실은 아름답다 꽃핀 뒤에 눈 오는가 눈이 내린 뒤에 꽃피는가 대답 없이 21의 뒤에 앉아 흐르는 강만 바라보고 있었다 내가 본 것이 당신인지 K의 뒷모습이었는지 구분되지 않았으므로 나는 안도했다 추억하는 질서란 그랬다 1의 흉내를 내며 뒤돌아서 있는 4나 물구나무선 5에 대하여 생각해보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건 이번 생에서 언급할 자세는 아닌 건가, 뇌피부터 강물은 얼기 시작했다 K의 편지를 받은 날 아침 나는 연한 물고기로 서서 당신의 장례식에 입고 갈 검은 양복을 다리고 있었다 강박의 옷을 걸친 순서들, 먼저 사라지는 23의 얼굴은 아름답다고 답장을 쓰고 내가 만든 가장 질서 있는 문장이라 추신했다 내가 아는 현실이란 겨우 그런 것이었다 함께 묻어주고 싶은 눈물은 그 겨울 어디에도 없었다

 

 

   문학동네시인선 198 천서봉 시집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 046p

 

 

   얼띤感想文

    어느 한 그룹에서 11위를 한다는 것 나뒤에 100여 명 죽 서 있다고 하면, 나는 어떤 마음이 들까? 그래도 한 번 살다가 가는 인생인데 어디든 1등은 해 보아야 하지 않을까, 지역이기는 하지만 커피 사업은 1등이었고 좀 더 내려가면 학업도 1등을 해 본 기억은 있어, 우울한 나날 잠시 웃음을 머금어 본다. 여기서 1은 완벽完璧이다. 흠이 없는 구술이란 뜻으로 사마천 사기 염파인상여열전에서 하였다. 그러고 보면 고대 비석이나 무덤 속 오래된 유물 같은 것도 떠오른다. 역사의 한 장면처럼 그런 풍경으로 말이다. 내 앞을 조사하다가 아버지를 이으며 오르는 단군, 단군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성 그것은 속일 수 없는 우리의 자취며 우리의 흔적이며 우리의 삶의 터전이었다. 우리의 강역, 너들은 얼마든지 떠들어라, 그러나 여기는 침묵한다. 1, 곧추서서 지켜보겠다. 떠들수록 분명한 것들 25사의 기록은 가운데서 춘추필법春秋筆法에 따라 적었고 언어는 달라도 역사는 분명했다. 물론 시는 이러한 논리는 아니었지만, 1에 관한 얘기다. 완벽한 죽음에 대해서 그 책임감을 묻고 있다. 가령 긴 얼음 상자가 화장로로 향하고 그 뒤를 검은 그림자들이 줄 잇는 그런 풍경, 화장은 피로하지만, 문득 날아온 부고와 악수하고 꽃들이 서서히 죽어 나갔다. 그렇다. 얼음만큼 냉정하리만치 언 것도 없을 것이며 얼음만큼 한 생명에 부여하는 물질도 없을 것이다. 며칠 전 읽었던 해방과 육이오처럼 말이다. 앞의 질서가 바름으로써 뒤에 있는 것 정통과 전통 그 연한 물고기가 따로 있을까? 연하다, 잇는다 연물고기 어에서 어의 상징물 그러면 K의 편지는 어떻게 써 내려가면 좋을까? 시는 나에게 묻는다. 아득함이 지려 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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