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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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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장마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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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6회 작성일 24-07-06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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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

=송재학

 

 

    비의 눈썹 근처 내가 두고 온 곡두 눈썹은 가늘고 길면서 아름답게 휘었다 빗물이 뚝뚝 흐르는 손이 얼굴을 만지면서 눈썹을 심어주었다 비는 빗속에 숨는다지 비의 요기(妖氣)를 걱정하는 눈썹은 성글지만 불 끄고 눈감으면 비가 탄생시킨 짐승이 덮치는 행사가 차례로 왔다 눈을 뜨면 그냥 쇄쇄한 빗소리, 다시 눈을 감으면 눈썹이 굵어지는 짐승은 면면 부절 숫자가 불어난다 물맛을 보면 호랑이 탈과 곰의 둔갑도 있을 터, 내가 나오길 기다리거나 저가 들어오길 원하거나 폭우는 안팎이 팽팽하다 차가운 빗물이 얼굴에 닿는다 불을 켜면 기척은 빗소리뿐이지만 의심은 암귀처럼 자란다 눈썹의 수많은 근심과 겹치는 짐승 중에 사람이 으뜸이라 귀는 탄식이 많고 눈썹은 정이 많으니 흰 머리칼을 서로 미룬다 젖은 눈썹 근처 엎드린 채 물어보니 오늘이 우중 며칠인가

 

 

   얼띤感想文

    무언가 굉장히 어렵게 쓴 시인 거 같다. 첫째 시어가 쉬운 거 같아도 다른 정황을 붙여놓으니 독자의 시선뿐만 아니라 뇌까지 흔들린다. 차근차근 풀어 읽어본다. 비의 눈썹은 시 주체며, 내가 두고 온 곡두 눈썹은 시의 객체다. 그러니까 눈썹은 검정을 상징한다. 아름답게 휘었다는 말은 무언가 읽었다는 말과 비슷하다. 빗물이 뚝뚝 흐르는 손은 시를 읽는 행위적 묘사며 이는 얼굴을 만지는 것과 같다. 눈썹을 심는다. 검정이 오 간다. 그러니까 어떤 감정 같은 것이다. 비는 빗속에 숨는다지 무언가 아리송한 거 같아도 간단하다. 시는 시 문장에 스며있다는 말과 같다. 비의 요기妖氣는 시 문장의 속뜻(요행을 부리니까)과도 같고 그것을 걱정하는 눈썹은 시 객체겠다. 비가 탄생시킨 짐승이 덮치는 행사가 차례로 왔다. 짐승은 동물로서 어떤 상황을 읽는다. 시를 읽고 무언가 동물적 근성, 움직였다는 말. 시는 그냥 나오지 않으므로 시를 탄생시킨 일련의 작업 같은 것이겠다. 눈을 뜨면 그냥 쇄쇄한 빗소리, 쇄쇄하다는 변이형 쇄쇄한 분간이 어렵다는 말로 빗소리는 시의 속뜻은 알 길 없다. 다시 눈을 감으면 눈썹이 굵어지는 짐승은 면면 주절 숫자가 불어난다. 가만히 눈 감고 생각하면 시와 시와의 거리는 좁혔다가도 다시 늘어나 있고 늘어져 있다가도 다시 좁혀가는 시 독해의 묘사다. 물맛을 보는 건 시를 읽는 것이며 호랑이 탈과 곰의 둔갑이란 어떤 신화적인 요소를 가미한 것이다. 그러니까 인간이 아닌 어떤 신비감을 조성한다. 단군신화도 곰과 호랑이는 있었다. 이는 우리만이 가진 역사 인식이다. 내가 나오길 기다리거나 저가 들어오길 원하는, 얼굴에서 얼이 빠져나오거나 들어가 읽음으로 거기서 그냥 끝나거나 하는 상황적 묘사다. 폭우는 안팎이 팽팽하다. 폭우, 빗발치는 빗물로 읽고 있는 상황에서 뭔가 좀 더 빗발치는 뇌적 활동까지 연상케 한다. 이로 차가운 빗물이 얼굴에 닿는다. 인식이다. 불을 켜면 기척은 빗소리뿐이지만 의심은 암귀처럼 자란다. 즉 눈만 뜨면 시 생각이지만 이에 대한 의심은 내 옆에 늘 끼고 있는 고양이처럼 보살피며 또 보태며 거기다가 삭감까지 해가면서 자라게 되는 법, 역시 시인이다. 수많은 근심과 겹치는 짐승 중에 사람이 으뜸이라 귀는 탄식이 많고 눈썹은 정이 많다고 했다. 시 동인과의 교감이다. 탄식하는 이도 있을 것이고 내가 쓴 것이니 정은 가고, 그러나 흰 머리칼을 서로 미룬다. 머리칼 또한 검정을 상징하는 말이지만, 흰 머리칼은 늙었다. 죽음에 가깝다. 죽음은 곧 탄생을 의미하는 것으로 이 또한 갑골문으로 표현하자면 식이다. 생식生殖 낳아서 불리는 일이지만, 죽음이라는 부수자가 있다. 그러니까 미루고 또 미루고 한 번 더 보고 다시 또 보며 그렇게 시는 탄생하는 법, 유명 시인의 시집 한 권은 그냥 나오는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젖은 눈썹 근처 엎드린 채 물어보니 오늘이 우중 며칠인가 아~탄식이 절로다. 엎어놓은 원고를 보며 젖은 감정에 그 검정에 써놓고도 며칠이나 지났단 말인가? 과연 장마다.

    읽음과 동시에 막 쓴 것이라 이해하시길 바라면서 시인께 송구함을 남긴다.

 

    문학동네시인선 169 송재학 시집 아침이 부탁했다, 결혼식을 039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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