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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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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내구력 =정영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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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7회 작성일 24-07-06 22:30

본문

내구력

=정영효

 

 

다짐은 말을 기다리는데 이미 겨울이다

아랑곳없이 눈은 내리고

근처에 숨은 우연을 눈치챌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계단을 오르는 발들은 언제나 자연스럽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으며

지켜보라는 의지가 가리키는 곳으로

다시 돌아올 기대들이 떠난다

숫자를 믿음에 보태며 지내는 날들

달력과 시계로 누군가를 점치기 어려운데도

옆집에 사는 사람은 하루를 셈하면서

아침마다 노래를 부른다

낡은 집을 빠져나가는 주인이 될 수 있다는 듯

무엇이든 보내라는 소리가 나를 이끈다

잎이 쌓여가는 곳은 음지로 변하고

불안은 혼자 다가와도 어색함이 없고

갑자기 자리할 미래를 생각해보면

걱정은 소문을 망설이는데

문을 조금 열어두자

매일 다른 표정을 바라는 저녁이 다가온다

 

 

   얼띤感想文

    시제 내구력耐久力은 오래 견디는 힘을 말한다.

    시처럼 마음은 굳혔지만, 말은 오지 않는다. 때는 이미 겨울이었고 아랑곳없이 그대를 바라는 눈은 줄곧 내리기만 했다. 가까이 있을 거라곤 생각지도 못했을 것이다. 혹여 우연히 알았으면 하고 마음도 있었지만 그건 자꾸 희박해진다. 계단을 오르는 모습은 늘 자연스럽게 보아 왔고 그때마다 얼굴을 보여주지 않은 너는 마치 지켜보라는 의지처럼 지나갔다. 그럴 때마다 다시 돌아올 기대 또한 저버리는 거 같다. 달력과 시계로 그날은 오겠지. 아마 그날은 있을 거야 하며 생각도 있었지만, 생각뿐이었고 나를 잘 아는 옆집 사는 사람은 하루를 셈하듯 볼 때마다 노래를 부른다. 구태의연한 것을 버리면 내가 주인이 될 수 있을까 그러면서도 무엇이든 보내라는 소리처럼 너는 나를 이끈다. 그리움이 가는 곳 그곳은 자꾸 어둡기만 하고 불안은 이제 어색함이 없다. 갑자기 있을 법한 미래를 생각해 보면 다만 소문이 될까 두렵고 내 마음의 문을 열어두기라도 하면 저녁은 오만상 생각만 바뀐다.

    물론 위 시를 의역한 것이지만,

    시인의 의도는 분명 다를 수도 있을 것이다. 위 문장을 독자께서는 시각화詩刻化하여 읽는 게 우선이겠다. 다짐과 겨울은 시의 고체성을 대변한다. 아랑곳없이 내리는 눈은 시의 객체다. 근처에 숨은 우연을 눈치챌 가능성은 희박해지고 계단을 오르는 발들은 언제나 자연스럽다. 이 문장은 시 인식의 단계다. 물론 아래 그 과정을 죽 나열해 두었다. 달력이라 할 때 달력이 아니라 달의 힘이나 이상향의 극치 시계는 시간을 보는 도구가 아니라 시력이 미치는 범위 그 시계視界로 보는 것도 괜찮겠다. 현실에 뒤떨어지거나 반동적인 것을 낡은 것이라 보면 시의 특성을 잘 대변해 주는 것 같고 잎과 음지는 시 주체와 객체로 상호 의존성을 지닌다. 소문 또한 다중적인 의미를 지녔다는 건 문맥에 따라 읽는 것에 대한 차이다. 루머와 생산으로 문을 조금 열어둔다. 저녁은 역시 죽음의 전초전으로 모든 것과 이별이기도 하고 새로움의 탄생 전야이기도 하다.

 

 

    문학동네시인선 196 정영효 시집 날씨가 되기 전까지 안개는 자유로웠고 047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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