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네모네 =박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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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네모네
=박연준
의미 없는 날갯짓을 하던 꽃이
죽었다는 소문이 돌았다
총소리가 두 번, 핏방울이 싱싱하게
톡 톡 톡, 떨어지고
지루할 정도로 오래 장례 행렬이 술렁였다
얼띤感想文
시제 ‘아네모네’는 도플갱어다. 물론 사전적 의미는 미나리아재빗과의 여러해살이풀. 덩이줄기 식물, 잎은 우상 복엽, 4~5월 줄기 끝에서 붉은색, 자색, 청색, 흰색 따위의 꽃이 피고 관상용으로도 재배한다고 되어 있다. 여기서는 시니까, 시적 의미로 다가서는 게 맞다. 마치, 토마토라든가 락앤락, 기러기, 너나나나 뭐 이런 말과 같은 것으로 쌍벽을 이룬다. 그러니까 나는 생산을 위한 시 읽기는 아니지만, 비비고 쌍벽을 비비다 비비니까 아니 문지르고 있다. 사실 이러한 모든 것은 의미 없는 날갯짓과 같다. 하나의 ‘펀fun’, 아니 자위다. 익살과 자살에서 오는 저녁이다. 총소리가 두 번 났다. 탕 탕. 따발총일 수는 없는 일이다. 너도 한 방 나도 한 방, 뜨끔한 것은 죽 오는 것이 아니기 때문, 지루한 것도 좋지는 않지만, 조루도 썩 좋은 일은 아니듯 묘지를 자주 보는 일은 심심풀이다.
문학동네시인선 028 박연준 시집 아버지는 나를 처제, 하고 불렀다 08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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