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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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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근처 =안미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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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00회 작성일 24-07-08 08:01

본문

근처

=안미옥

 

 

언제 나을지 알 수가 없는데

어느 날엔가 나을 것 같다

 

추위가 아무것도 생각하지 못하게 할 때처럼

한여름 느닷없이

 

네가 말했던 절반의 문장에 대하여

얼음처럼 부서지는 일들에 대하여

 

십이월에 태어난 사람들은 멍이 잘 든대

한 연구자가 말했다

 

이젠 모든 걸

십이월에 태어났기 때문이라고 말해도 될까

 

매번 깨지 말아야 할 장면에서 깨어났다

좀더 깊은 악몽에까지 가보고 싶게

 

안 된다고 생각했던 것들이

왜 안 되느냐는 질문으로 돌아왔다

 

아주 근처까지 왔어

 

너는 지금 너를 돌보고 있구나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구나

 

풀빛 여린 나물에 

흰 쌀밥을 먹으면서

 

 

   문학동네시인선 187 안미옥 시집 저는 많이 보고 있어요 072-073p

 

 

   얼띤感想文

    시를 읽으면 시인의 그때가 무슨 상황이었는지 어렴풋이 짐작이 간다. 그러나 우리는 시를 읽는 것이다. 마음은 하나의 구체를 닮아서 항상 굴러간다. 이 구체는 딱딱하고 견고한 것도 아니라서 구르다 서고 서다 다시 구르는 무슨 젤리와도 같아서 깊숙이 무언가 들어왔다가도 회복력은 좋아 언제 그랬냐는 듯 매끄러운 표면을 갖는다. 시제 근처近處은 가깝다는 뜻이다. 닮았다, 비슷하다는 뜻도 있다. , 살다, 머물러 있다. 그러니까 항상 내 마음 어딘가 묻어나 있는 죽지 않고 살아 숨 쉬는 감정으로 잊을만하면 깨어나 다시 긁게 된다. 그러므로 시는 딱딱한 딱지처럼 굳은 성질을 갖다가도 여름이면 느닷없이 깨어나 파편처럼 깨지고 만다. 사실 파편처럼 깨지는 일은 얼음조각과 같아서 어쩌면 좀 더 깊은 악몽까지 생각하게 하는데 그 악몽을 잠재우고자 안간힘을 쓰는 게 우리의 인간이기도 하며 시의 본질이기도 하다. 그러나 여기에 반한 극단은 늘 추위와 맞닿아 있고 그 끝은 죽음이기에 아직은 이 여름이 끝나지 않길 바라는 마음뿐이다. 완벽함이란 어디 있을까! 없다. 긴 겨울이 끝나면 다시 봄이 오듯이 우리의 삶 또한 이게 끝인가 싶어도 되돌아가는 어떤 삶이 있다는 거 우리가 생각지 못한 긴 안식과도 같은 기회는 늘 주어져 있으니까. 그러므로 시는 나를 보살피는 일이지만, 역시 시는 남까지 생각하는 배려가 그 안에 숨어 있다. 풀빛 여린 나물에 흰쌀밥을 먹으면서 아니다 싶을 때도 있었지만 상황을 잘 정리하지 못한 근처만 있었을 뿐이었다. 근처는 모두 추억이었고 아픔이었고 용서를 구하고 싶었다. 끝내 겨울처럼 딱딱하게 덮이겠지만 그래서 마음은 늘 아프다. 아냐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어. 근처는 다시 불태워본다. 근처가 만든 상황이므로 악몽이 아니라 진정한 꿈의 세계로 한 걸음 더 나가기 위한 노력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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