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어 (魴魚) / 사윤수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방어 (魴魚) / 사윤수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706회 작성일 20-03-17 06:15

본문

방어 (魴魚) / 사윤수


머리에 뼈만 달린 주검이다

피 한 방울 흘린 자국 없이 살점은

이미 한 점 한 점 잘 도려내졌으니

자신의 죽음을 방어하지 못한 방어,

형식은 죽었으나 내용은 죽지 않았다는 듯

머리를 꼿꼿이 세운 채 가끔 입을 뻐끔거린다

밀물로 밀려왔다가 썰물로 쓸려가는 쇠잔한 숨

입 속의 어둠이 열렸다 닫혔다 한다


기억은 주검 안에 아직 살아서

모슬포 푸른 바다를 건너가

저 살점들을 다시 뼈에 봉합하면

방어는 살아서 수평선 끝까지 헤엄쳐 갈 수 있을까

무슨 생각이 났는지 

죽은 줄도 모르고 너는 또

파르르르 지느러미를 떨어본다


물고기 한 마리가 떠나도 바다는 허전한 법,

파도치는 무채와 오색 야채 데커레이션 위에

가지런히 누운 방어회

한 틀 꽃상여 같다

곡두는 없으나 먹기조차 아까운 순교다


* 사윤수 : 1964년 청도 출생, 2011년 <현대시학> 등단, 시집 <파온> 등


< 소 감 >


푸른 갈기 휘날리며 깊은 바닷 속 활보하던

제주도 모슬포 앞바다는 방어들의 요람이요 생활 터전

악마들의 검은 그물이 덮쳐올 때까지 방어는 

누이 동생 손 잡고 물빛 찬란한 용궁 속을 유람했으리라 

 

자신의 죽엄을 방어하지 못한 방어는

낄낄거리는 인간들 앞에서 죽은 눈만 번뜩일 뿐 

弱肉强食의 처절함을 생각하지도 못했으리라

  

텅 빈 입 뻐끔이며 방어는 그리운 것이다

붉은 빛 저녁노을 바라보며 힘차게 뛰어 오르던 그 바다가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848건 15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14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8 0 03-14
14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6 0 12-02
14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5 0 02-07
14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1 09-22
14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4 0 09-01
14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30 0 09-19
14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6 0 10-11
14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 03-10
14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3 0 01-09
13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21 0 06-23
13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9 0 02-01
13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4 0 08-19
13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3 0 10-14
13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1 0 01-12
13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10 0 01-25
열람중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7 0 03-17
13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00 0 04-15
13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3 0 09-14
13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91 0 03-28
12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9 0 10-14
12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8 0 03-02
12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7 0 11-15
12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85 0 02-25
12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 02-28
12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5 0 10-17
12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3 0 02-22
12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8 0 12-29
12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6 0 02-19
12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4 0 11-16
11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3 0 10-26
11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2 0 06-15
11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11-09
11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8 0 08-22
11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0 02-10
11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4 0 03-05
11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1 0 07-27
11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6 0 11-22
1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4 1 06-04
11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3-29
10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3 0 05-10
108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41 0 07-13
107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9 0 01-04
106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0 04-11
105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0 09-04
104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8 0 01-18
103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 04-05
102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1 0 06-28
10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0 0 11-05
100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9 0 02-08
99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3 0 04-0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