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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분홍을 위한 에스키스 =천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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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64회 작성일 24-06-06 15:41

본문

분홍을 위한 에스키스

=천서봉

 

 

설득하지 못한 우리는 각자 어두워지기로 했다

2월이라고 써도 되고 자멸이라고 해도 괜찮았다

 

꽃들은 벌써 겨울의 향을 지워버렸다

부어오른 목처럼 부자연스럽게, 저녁이

오고 있었다 사랑 아닌 것을 사랑하고

고통 아닌 것에 고통하고 분홍 아닌 것에

분홍하다가 결국 누구도

분홍의 내부로 들어가지 못했다 분홍은

분홍이 아닌 것을 견디는 것, 분홍은

분홍인 것을 스스로 모르는 것, 분홍은

다 흩날려 몇 개의 상처로 남는 것,

 

부어오르는 저녁처럼 부자연스럽게, 분홍은

분홍의 향을 지워버렸고 우리는 각자 어두워져갔다

마치 그것이 분홍에 대한 예의인 것처럼

 

 

   鵲巢感想文

    우리의 마음은 일곱 빛깔의 무지개와도 같다. 설득한다. 통할 때가 있고 안 통할 때가 있다. 그것은 내 가진 이상향에 대한 갈등에서 온다. 감당하기 어려운 힘으로 스스로 무너지기도 하고 악으로 몸서리치며 다시 일어서기도 한다. 분홍雰虹(무지개)은 공중에서 여러 갈래 뒤죽박죽이다. 그래도 살아 있으니까 느끼는 감정이다. 저녁은 참 관대하다고 생각한다. 병따개에 날아간 병뚜껑처럼 지울 수 없는 하루의 어느 한 자국을 고스란히 품고 있으니까 말이다. 꽃은 필까! 가만히 생각하면 꽃이 피었다는 돌들의 얘기가 분홍은 더 선명하게 그날의 상처만 씻는다. 분홍의 향을 지워버리는 날, 꽃은 필 것이다.

 

    문학동네시인선 198 천서봉 시집 수요일은 어리고 금요일은 너무 늙어 053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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