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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운(餘韻) / 조지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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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59회 작성일 22-01-17 05:46

본문

여운(餘韻) / 조지훈


물에서 갓나온 여인이

옷 입기 전 한때를 잠깐

돌아선 모습


달빛에 젖은 탑(塔)이여!


온몸에 흐르는 윤기는

상긋한 풀내음새라


검푸른 숲 그림자 흔들릴 때마다

머리채는 부드러워 어깨 위에 출렁인다.


희디흰 얼굴이 그리워서

조용히 옆으로 다가서면

수지움에 놀란 그는

흠칫 돌아서서 먼뎃산을 본다.


재빨리 구름을 빠져나온

달이 그 얼굴을 엿보았을까

어디서 보아도 돌아선 모습일 뿐


영원히 보이지 않는

탑이여!


바로 그때였다 그는

남갑사(藍甲紗) 한 필을 허공에 펼쳐

그냥 온몸에 휘감은 채로

숲 속을 향하여

조용히 걸어가고 있었다.


한 층

한 층

발돋음하며 나는


걸어가는 여인의 그 검푸른

머리칼 너머로

기우는 보름달을

보고 있었다. 


아련한 몸매에는 바람소리가

잔잔한 물살처럼

감기고 있었다.


* 조지훈 : 1920 - 1968년 경북 영양출생, 본명은 東卓, 60년대 청록파시인 중

             한 사람, 주요 작품, 승무 등


#,

달빛 속의 고즈넉한 탑 모습이 물 속에서 방금 나와 옷 입기전 

살짝 돌아서는 여인의 모습이라


관능적 裸像의 아름다움이 태생적 자연의 아름다움과 어울져 한 

편의 스냅사진을 보는 듯 독자의 마음은 흔들린다


탑은 간데없고 수줍은 나녀만이 생동하는 숨막힌 정념이여!

평생 벗지 못할 한 폭의 아픔으로 다가오는데, 

 

시인의 대표작 僧舞에서도 그랬 듯

산그늘 아래 외롭게 나부끼는 목화송이 같은 또 하나의 純粹를 

맛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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