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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전군 / 이상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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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소낭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437회 작성일 17-05-06 11:43

본문

*전군 /이상국


쉰은 훨씬 넘어 보이는 한 장수
청계천 전자상가 앞 신호대기 중
붉은 투구를 고쳐 쓰며
백 미터 경주 스타트라인에 선 선수처럼
막 튀어나갈 자세를 하고 있다

커다란 장갑과 턱 보호대
무르팍 팔꿈치 보호장구와
번들거리는 갑옷으로 전신을 무장하고
오토바이 위에서 적진을 응시하는
저 늠름한 장수

앉은키의 배는 더 쌓아 올린 짐짝 아래
건강한 두 개의 휠과 녹슨 받침대
백미러와 좌우 깜빡이 속도계 클랙슨
들끓는 가솔린 등
전군(全軍)을 거느리고
연방 불굴의 후까시를 넣는다

으르렁거리는 폭발음에
지구가 몸을 떤다

(뿔을 적시며, 2012년)
///배달 오토바이를 재미있게 그렸는데요. 불굴의 후까시가 뇌리에
남네요. 진지하게 시 읽는데 훅 가시게 하네요.



*동네 치킨집을 위한 변명 /이상국


눈이 오다 그치고 어쩌다
한잔 생각이 간절한 저녁,

가게들이 더러 셔터를 내리는 그 시간에
마누라 눈치를 보아가며 기어이
후라이드 반 양념 반을 주문한다면
치킨집 주인도 좋아하겠지

벌거벗은 채 차례를 기다리던 닭들도
얼른 기름 가마 속으로 들어가며 몸을 풀겠지만
저녁 내내 어정거리던 알바 청년은
얼마나 신이 나서 골목길을 달려오겠니

거기다 소주나 맥주 천쯤 같이 시킨다면
초저녁부터 갑갑한 통 속에서
사내들의 오르내리는 목젖과
출렁이는 뱃구레를 그리워하며 그것들은
오토바이 뒤에 매달려 몸을 흔들겠지
걸그룹처럼 춤을 추며 달려오겠지

(달은 아직 그 달이다, 2016년)
///저녁 내내 어정거리던 알바 청년이라는 표현이 참... 연로하신
시인은 걸그룹의 춤이 마냥 곰살맞을 텐데요. 어린 친구들이야
안무를 따라 한다고 중하게 보겠지만 꼰대인 제가 보기엔 궁디만 쥐
흔들고 그것도 춤인지 영 방정맞는 게... 안 보는 척 노시인은 치킨
광고하는 걸그룹을 눈여겨 보았군요.



*겨울 백담 /이상국


눈이 온 설악을 덮고

초승달 같은 수좌(首座)들 얼굴이 희다

겨우 발자국을 지우며 왔는데

안거(安居) 든 상좌 찾아온 노스님

공양 피자 몇판 시켜놓고 떠난 저녁

투구벌레 같은 자동차 한대

눈을 뚫고 산을 오른다


(뿔을 적시며, 2012년)
/// 눈을 뒤집어써서 투구 벌레 같다는 표현이 웃깁니다. 다양한
교통수단으로 배달하는 배달 민족의 애환을 들여다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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