蛇足之夢 =황희순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蛇足之夢 =황희순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437회 작성일 23-07-01 22:04

본문

蛇足之夢

=황희순

 

 

    뱀딸기도 처음엔 달콤했대 이쁘기까지 한 그것이 잘난 체를 넘치게 해서 이 단맛만 빼앗고 뱀 곁에 뱀처럼 기어 다니게 만들어놓았다는 거야

 

    뱀이 침 발라 놓았다는 그걸 할머니 몰래 따먹었다고 했잖아 맛을 잃은 뱀딸기가 복수한 거야 저를 탐한 어린 내게 덤터기를 씌운 거지 그렇지 않고서야 어떻게 사람 시늉을 이토록 오래 할 수 있겠어 이십 년 전에도 말했지 사람으로 둔갑한 나를 아무도 눈치 못 챘다고

 

    모퉁이 들어서야 빛나는 이 비늘, 밤이면

    세상을 날면들면, 훨훨 춤추는 긴 목

    아직도 모르겠어?

 

    내 눈, 똑바로 보라니까

 

    *시집 수혈놀이(2018. 10)에서

 

 

    황희순

    1956년 충북 보은군 출생. 1999현대시학으로 등단. 시집 강가에 서고픈 날』 『나를 가둔 그리움』 『새가 날아간 자리』 『미끼』 『수혈놀이.

 

   얼띤感想文

    사족은 있지도 않은 뱀 발이다. 그러니까 쓸데없는 짓이며 혹여 일이 있더라도 무용지물이다. 있어도 공공연히 없는 것보다 못함이며 쓸데없이 군일하다가 실패함을 뜻하기도 한다. 뱀딸기는 뱀의 딸기다. 마치 다리고 다려놓은 딸 딸 딸딸한 붉은 반점 그것은 먼저 이 알아챘으며 그 맛도 이 먼저 가로챈 것이다. 그러고 보면 자화자찬自畵自讚처럼 읽힌다. 그러면 뱀은 불특정 다수의 시 객체다. 이렇게 시를 읽고 오늘 잠시 느껴보는 일도 어쩌면 사족지몽처럼 지나가는 건 마찬가지다. 뱀이 침 발라놓는 작업, 그것은 시간에 묻은 때며 꿈처럼 지나간 환상이나 환각에 지나지 않는 또 다른 뱀의 움직임 그 끝은 밤을 향한 자리 대에 이르는 길이겠다. 뱀딸기는 나를 어떻게 생각할까? 매우 궁금해진다. 쏜살같이 달리는 차에서 차창을 내리며 손을 살짝 내미는 느낌 그것은 바람결처럼 느껴본 부드러움, 일사천리를 마다하고 흐르는 물속 깊이 잠근 몸뚱어리에 닿는 물의 느낌처럼 살아 있으니까 지나가는 만물의 흐름에서 신이 빚은 한 조각, 龍飛御天歌 龍의 이 비늘 날면 들면 춤추는 긴 목에 불과하겠다. 지금 나는 눈 떠 있다. 똑바로 바라보고 있는 이 세계를 어떻게 굴러가야 할지 아니 기어가야 할지 생각한다. 사실 재능이란 없지만, 실수의 사족을 어떻게 끊어내야 할지 그것만이 관건이다. 뱀 목이 날아가는 그 순간까지 세상의 온갖 소용돌이치는 칼날 앞에서 서 있는 이 기분, 역시 찰나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17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113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11-06
411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9 0 11-03
411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1 2 10-31
411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6 2 10-28
410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10-23
410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55 0 10-19
410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10-14
410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3 0 10-06
4105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40 0 10-05
4104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04 0 10-04
410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1 10-02
410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794 0 09-21
4101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61 0 09-17
410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84 0 09-15
4099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39 0 09-13
40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4 0 09-09
40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12 0 09-09
40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5 0 09-09
40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3 0 09-09
40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7 0 09-09
409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8 0 09-08
409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4 0 09-07
409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9-07
409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08-31
4089 온리백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9 0 08-27
408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2 0 08-24
408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5 0 08-17
4086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0 0 08-10
4085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72 0 08-08
408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8-04
4083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73 0 08-01
408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9 0 07-27
4081
신발 =장옥관 댓글+ 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95 0 07-23
4080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0 0 07-20
4079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1 0 07-13
407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9 0 07-07
4077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4 0 07-06
40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97 0 07-01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38 0 07-01
407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84 0 06-29
407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7 0 06-28
407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28
407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3 0 06-27
407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8 0 06-27
406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5 0 06-26
406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4 0 06-26
406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06-25
406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6-25
406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6-23
406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27 0 06-23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