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 극채색 볏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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닭, 극채색 볏
=송재학
볏을 육체로 보지 마라
좁아터진 뇌수에 담지 못할 정신이 극채색과 맞물려
톱니바퀴 모양으로 바깥에 맺힌 것
계관이란 떨림에 매달은 추錘이다
빠져나가고 싶지 않은 감옥이다
극지에서 억지로 끄집어내는 낙타의 혹처럼, 숨표처럼
볏이 더 붉어지면 이윽고 가뭄이다
얼띤感想文
볏은 닭이나 새 따위의 이마 위에 세로로 붙은 살 조각으로 빛깔이 붉고 시울이 톱니처럼 생겼다. 시인께서는 볏을 육체로 보지 마라, 단언한다. 그러니까 정신이다. 달리 말하면 혼 혹은 넋이다. 물론 비유다. 정신을 머리 위 달고 다니는 새, 볏이 더 붉음은 선명한 것으로 다시 들여다볼 필요 없는, 시의 세계에서는 죽음의 길, 극채색은 여러 가지 빛깔로 여러 가지 해석이 필요한 우리의 삶을 논하는 것은 아닐까! 한 가지가 바른 것은 어쩌면 끝났다. 여러 갈래에서 하나로 집결하는 다채로운 빛깔이야말로 나를 보다 안전하게 하는 그물망인 것처럼 극지에서 양지로 가는 치타의 이빨처럼 말은 또 물렸지만,
오늘도 볏처럼 흐르는 세계에서 빠져나가고 싶은 감옥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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