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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희망이 시간을 시간이 미래를/주민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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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너덜길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538회 작성일 23-09-13 04:32

본문

  희망이 시간을 시간이 미래를



  주민현



  봄이 오면 봄꽃 피고 여름 오면 수영하고
  그런 거 말고

  존재의 바다로 풍덩 빠져드는
  그런 시

  쓰고 싶었는데요

  아침에 뜨는 해가 만드는
  벽의 빛

  그런 거 말고
  그런 시시한 거 말고

  그런데 이상하게 감동적인 거 말고

  정직하게 좋은 시
  쓰고 싶었는데요

  점심 먹고 산책 갔습니다

  햇빛이 쓴 것과 햇빛이 지운 것
  검은건반과 흰건반처럼

  허리가 길고 검은 개
  긴 전신주 그림자

  그런 것 뭉텅뭉텅 밟고 지나갔고요

  한의원 한약방 냄새
  구구구 비둘기들

  지나가며

  혁명!
  이라고 쓰인 책과

  혁명!
  없는 세상 사이에서

  전기세 오르고 가스비 오르고
  월급이 삭감되어도

  해를 보며
  이상하게 마음 안에 빛이 가득 차 있어요

  미래없음 전망없음
  희망인력 힘찬잡부

  마치 하나의 말인 것처럼
  지나가면 지나가겠지요

  희망이 시간을요
  시간이 미래를요

  냉장고 안에는
  애호박이 양상추가
  썩어가고 있어요 천천히 조용히
  살아 있음을 다하는 형태로

  대파를 한단 사면
  대파로 할 수 있는 모든 요리를 떠올리듯이

  머리 위의 빛이 나지 않는 비행기를
  계속 문지릅니다

  그러면 날아갈 수 있다는 듯이

  반박자 빠른
  제멋대로 느려지는
  그런 리듬

  그런 발자국
  속에 흔들리는 세상을

  보고 있어요
  보고 있습니다

  반은 그늘에 반은 햇빛에
  잠긴 채로요


- 시집 [멀리 가는 느낌이 좋아]에서, 2023 -





* 느낌이 너무 좋은 시다.
  수십번을 읽었다.
  그래도 좋다.
  마치 칙칙한 숲 속에서 밝은 햇살을 쬔 기분이다.
  이상하게 마음에 빛이,
  가득하게 하는,
  그런 시다.
  고마운 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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