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랑한 환자 =전지우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명랑한 환자 =전지우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37회 작성일 23-06-16 22:44

본문

명랑한 환자

=전지우

 

 

    개미들은 흔적 없이 사라지는데 치렁치렁한 물안개가 나온다 하수구 냄새가 솟구친다 저렇게 솟구치는 것을 보니까 여름이다 여름은 왜 솟구치는가 비는 파문으로 태어나고 왜 파문으로 죽는가 빗소리를 들어도 나는 미치지 않는다 오히려 나는 우산을 들고 나무 주위를 빙빙 돈다 나무가 냄새를 둘렀다 나무껍질이 비를 둘렀다 대낮이 자꾸 저녁이 되려 하는데 빗소리는 젖은 것을 더욱 젓게 만든다 나는 뒤꿈치를 들고 나를 둘러싼 것들을 생각한다 적막, 새가 되는 법, 단조로운 생활, 주택 연금, 암을 겨우 벗어난 둘째 아들, 내 머릿속의 여치 소리, 그런 것은 더 이상 말릴 수도 없다 빗소리로 뒤척이는 불면이 다정해진다 우산 바깥으로 손을 내민다 이름 하나 일으켜 세우지 못한 날들과 조우하면 나도 명랑한 환자가 될 수 있을까

 

   鵲巢感想文

    세상은 모두 환자다. 나만 멀쩡한 거 같다. 하지만 개미처럼 지나간 한 무리의 우울과 물안개처럼 희미한 장래를 생각하면 도무지 답이 없다. 내게 주어진 삶이 다만 하수구에서 오른 냄새처럼 역겹고 구역질만 난다. 나는 미치지 않았다. 그러나 세상은 왜 나를 이토록 미칠 지경으로 내모는 걸까! 도대체 맑은 날은 있는 걸까! 우산으로 받쳐 든 이 좁은 생활 무대에서 비는 언제쯤 그칠 것인가! 뒤꿈치를 들고 조심 또 조심하며 걸은 하루하루의 삶 단조롭기 그지없고 외롭기 짝이 없으니 어디에다 삶의 의미를 두어야 할까? 하늘 날 수 있는 길, 단조로운 생활에서 탈피하는 길, 주택연금은 주택 감금에서 암처럼 빚은 이 무게를 덜어낼 수 있는 길 괴롭고 힘이 든다. 세상에 난 이상 이러한 괴로움과 삶의 고통은 서민은 다 안고 있는 문제가 아닐까 싶다.

    해구상욕骸垢想浴이라는 말이 있다. 몸에 때가 끼면 목욕하기를 생각한다. 마음의 때다. 내 마음처럼 읽고 나면 먼저 간 사람이 떠오른다. 모두 손 놓기에 앞서 무슨 문제가 있다면 천천히 생각해 보자. 푸는 방법을 찾을 수가 있다. 따오기가 아닌 이상 배움에 게으름이 있어서는 안 되겠다. 곡불욕이백鵠不浴而白. 최소한 하나의 재미는 가졌고 그 바닥에서 한 계단 더 만든다면 문제는 해결될 것이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18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406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7 1 06-22
40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6-20
406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6-20
40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6-19
405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01 0 06-18
405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06-17
40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5 0 06-17
405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82 0 06-16
열람중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6-16
4054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64 1 06-15
40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0 0 06-14
40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8 0 06-14
40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5 0 06-14
405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4 0 06-13
404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8 0 06-13
40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64 0 06-12
40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6-12
40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56 0 06-09
404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8 0 06-09
40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90 0 06-09
4043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1 06-08
404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4 0 06-08
404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07 0 06-07
40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6-06
40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 06-06
403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6-05
403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72 0 06-05
4036 김재숙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4 0 06-05
40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8 0 06-04
403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9 0 06-03
403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8 0 06-01
4032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1 06-01
4031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9 0 05-31
403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9 0 05-31
40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76 0 05-30
402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5 0 05-30
4027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8 0 05-29
4026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656 0 05-29
40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4 0 05-28
4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2 0 05-28
40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2 0 05-27
4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5-27
4021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1 05-25
4020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5-24
40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05-23
4018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3 0 05-23
4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5-22
40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0 0 05-21
4015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5-21
40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5-21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