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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할아버지와 고추밭/김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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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70회 작성일 25-03-01 09:25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250301』


아버지와 고추밭/김부회


모깃불 마당에 콩 튀기는 밤

신작로 멀리 구슬픈 승냥이 울음소리

구부정 할아버지 연초 연기

우물가 앵두나무에 열린 부연 옛날이야기

툴툴, 늦잠쟁이 손주

창호지 작은 유리로 슬그머니 들어온

햇살의 손이 잠 깨우는 새벽

콩깍지 여물 익어가는 냄새

찌그러진 양은 막걸리 주전자 덜컹

등지게 뒤로

개구리 풀쩍거리는 들길 너머

이슬이 너름새를 추는

꽈리고추밭

길가 토마토 한 알

개울물에 썩썩 씻어 한 입 베어 물다

고춧대를 부러뜨리며

데굴데굴 구르던 밭두둑 지나 들려오는

깊은 저음의 호통

거침없는 달음박질에

중년을 친친 감아 오르는 참외 넝쿨

아이 한둘은 삼켰다는

입 벌린 저수지 속으로

꼬리 달린 유성이 첨벙 자맥질하는

내 기억보다 오래된, 잃어버린 검정 고무신 속

이~노~옴!

할아버지 칼칼한 목소리

 

(시감상)


그런 날이 있었다. 그런 시절이 있었다. 그런 그리움이 아직도 남아 있다. 구차한 셈법이 없던 나라. 수박 서리 한 것보다 밟아 깨뜨린 것이 열배쯤 많아도 싹싹 빌면 웃고 말던 아저씨. 할아버지는 모르는 것이 없는 위대한 박사였다. 학위 없는. 어느 날 상영하던 영화관 필름이 뚝 끊어졌다. 그리고 영영 우리와 우리는 이별했다. 양자 컴퓨터로도 풀 수 없는 어린 날의 셈법은 지극히 단순하지만 많이 아픈 셈법이다.

 

(김부회프로필)


계간 문예바다 주간, 시인, 평론가, 시집 (시, 답지 않은 소리)(러시안 룰넷)평론집(시는 물이다) 외 20여 권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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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회 시인,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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