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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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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길을 향하여 / 조연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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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10회 작성일 22-08-14 12:08

본문

길을 향하여

=조연호

 

 

    비가온다. 비는 길 위의 사람들을 허물며 처마끝으로 몰려간다. 아무렇게나 구름은 둔덕을 두드리며 걸어가고 나를 닮은 가지 하나가 빗발을 꺾으며 물길에 떠내려간다. 천둥이 얹힐 때마다 물먹은 지붕은 자꾸 무거워졌다. 들풀들은 몸을 엎디어 바람의 길을 가르쳐주고 나는 농아 모녀가 손가락으로 둥글게 말을 엮는 것을 보았다. 구름 뒤편에 머무는 맑은 소리들이 먹으로 번진 하늘로 옮겨온다. 여러 개의 물길만큼이나 어지럽게 사람들의 걸음은 흙탕물을 섞으며 걸어간다.

 

    얼띤感想文

    시를 쓸 때 항상 바닥을 생각한다. 아니 바닥을 생각해야 한다. 마치 하늘 보듯이 열린 공간에서 밀려오는 저 둥근 큰 바위 얼굴을 어쩌면 부끄럽고 어쩌면 떳떳하고 마치 보란 듯이 확 젖힌 마음에 뭐가 끼었는지 다시 확인하게 한다. 늘 뭐가 끼어 있긴 하지만, 그래서 매일 마음을 닦나 보다.

    자연을 소재로 한 시는 이 작은 공간에도 상상을 불러일으킨다. 마치 어데 뭔데 가지 않더라도 비가 온 하루와 그 비에 흠뻑 맞은 것처럼 그러다가 처마 끝에 서서 비가 그치기를 그러면 어깨가 닿고 구름은 둔덕을 토닥거린다. 나를 닮은 가지 하나 꺾어 지팡이로 쓰고 또 산길 걷다 보면 마음 가득 얹은 지붕은 무거워 사뿐히 내려앉는다. 들풀은 몸을 엎디어 바람의 길이 잘 드나들 수 있도록 가지런하며 농아 모녀가 둥글게 말하는 것처럼 그때 단지는 다 비운 것 같아 그렇게 맑을 수 없고 내 닿은 여러 개의 물길처럼 어지럽기만 했던 구름의 잔상 이내 다 걷으며 하루 쉬 닦아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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