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마음** =김 현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조선마음** =김 현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55회 작성일 23-04-09 22:40

본문

*조선마음**

=김 현

 

 

    문을, 닫고 밧줄을, 감고 촛농을, 떨구고 그게 어느새 늙어버린 우리 얼굴 건널 수 없는 얼굴을 사이에 두고 우리는 우리를 본다 우리는 다 알겠다는 표정으로 우리는 움직이지 않는다 조선은 오래전에 망한 나라 우리는 자학한다 너는 우리 앞에 시간이 있다고 생각하겠지만 우리 앞에 놓인 것은 시간이 아니다 시간은 끝났다 이제 시간은 시간이다 사랑했나 먹고살았나 우리가 물을 수 없는 것으로 우리는 정면이다 볼 수 없다 우리는 사랑을 시작하는 얼굴 녹아내리고 우리는 얼굴을 끝내 묶는다 초는 사라지고 밧줄은 불타버리는데 마음에 딱딱한 촛농이 쌓인다 조상님들을 떠올린다 죽음의 토르소를 껴입고 우리는 그야말로 우리의 얼굴로 너는 너를 보고 나는 나를 본다 촛농을, 감고 밧줄을, 열고 문을, 떨구고

 

    *이게 다예요, 닫힌 문은 닫혔다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지칭하지 않아요. 영원히 사라진 문. 우리는 지금 사라지고 있어요. 말하지 않아요. 못다 한 말이 있어요. 그 말이 다예요. 닫혀버린 말. 석고상 같은 입술. 입술의 석고상. 당신의 얼굴이 보이지 않아요. 당신도 내 얼굴을 볼 수 없죠. 그게 다예요. 우리가 가진 감상적인 얼굴은. 감상할 수 없어요. 닫혔고 굳었고 보이지 않는 가운데 우리는 이게 다예요.

    **변장이 필요한지도 몰라. 마음에는. 우리는 서로를 바꿔 입은 체로. 살아왔는지도 몰라. 나는 너를 시작하고. 너는 나를 끝내고. 밧줄과 촛불이 우리를 나타내고. 너는 벗고 나는 묶겠지. 너는 흘러가고 번져. 나는 굳어가고 스미지. 너에게 넣고 싶은지도 몰라. 이게 다예요. 우리는 감상에 빠지고 싶은지도. 몰라.

 

   얼띤感想文

    심이 개인의 마음이라면 본은 공동체의 저변이다. 한 나라의 근본을 일깨우기 위해 부단히 노력했던 한 선비, 마지막 촛농을 떨구며 조선혁명 선언을 쓴 단재 신채호 선생이 지나간다. 조선 독립을 열망한 애국지사愛國志士였다. 나라를 잃은 한민족의 얼을 고취하기 위한 제일 나은 방법은 역사를 일깨우는 것이었다. 선생이 집필한 조선상고사는 우리 역사의 폭을 만주벌판을 넘어 북경에 이르기까지 확대했다. 은 방패 간에 칼 도의 합성문자다. 책을 간행하는 일은 공동체 의식을 분명히 하고 확대하고자 하는 저자의 강력한 수단이 묻어 있다. 은 하늘() 아래 모두 묶는다()는 암묵적인 뜻으로 칼 도는 강력한 의지다. 유명 기업인의 책 간행刊行은 기업의 문화를 알리고 방향을 제시하여 사원과 주주께 투자의 안전을 제시한다. 우리가 걷는 길, 걸어가야 하는 내일은 아무도 모른다. 그 두려움()을 해소하고자 마지막 촛농을 태우며 얼굴을 보는 행위, 다시금 조선朝鮮을 일깨우는 행위

    그것은 곧 밝은 빛 아래 나아가 우리의 의지를 분명히 하는 것이겠다.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2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04-21
39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4-21
39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 04-20
39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7 0 04-20
39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20
395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04-20
39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4-19
39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04-19
39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4 0 04-19
39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4-17
3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17
39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4-16
39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04-16
39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4-15
39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04-15
39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4-15
39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4-14
39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4-14
39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0 0 04-14
39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4-13
39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4-13
39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4-13
3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04-12
39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4-11
39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7 0 04-11
39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4-10
39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 04-10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 04-09
39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4-09
39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4-09
39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4-08
39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4-08
39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4-08
39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04-07
39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04-07
39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8 0 04-07
39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19 0 04-06
39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04-06
39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4-06
39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4-06
39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4-04
3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6 0 04-04
39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4-04
39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9 0 04-04
39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04-04
39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4-03
39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4-03
39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4-03
3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0 04-02
39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4-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