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로 집을 짓는 나무 / 이원숙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햇살로 집을 짓는 나무 / 이원숙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301회 작성일 23-04-20 16:45

본문

(김부회의 시가 있는 아침 – 김포신문 2023.04.21.)


햇살로 집을 짓는 나무 이원숙


겨울나무는 남쪽으로 창을 낸다


창을 열면 남쪽에서 날아오는 새들이 처음 만나는 가지 위로

파릇한 새순과 어린 햇살을 물고 온다


한 줄기 기운과도 같은 햇살이 밝아 오는 나뭇가지로 집을 짓고

잎사귀 커튼이 되어 찰랑거리고 반짝인다


한 번도 노래하지 못한 빛과 바람의 입술을 불러온다 휘파람이 되어 휘리리 휘이


산벚나무 가지와 가지 사이 직박구리의 빈궁한 집과 동박새의

신혼집 한 평 남짓 보금자리를 만들고 빛의 열매들을 잉태한다


새들의 울음으로 만들어진 나무의 몸 온몸에 귀를 매달고 있다 

다 자란 새들은 나무에게서 날갯짓을 배우고 남쪽 창으로 날아간다


얼마나 많은 새들이 소리의 첫 날개를 달고 날아갔을까


겨우살이 내내 숲을 읽었다 공기와 온도를 섞어 햇볕과 그늘이

교차하는 무늬를 짰다


겨울을 견딘다는 건 햇빛이 밝아 오는 남쪽으로 쉼 없이 창을

내는 일이다


(시감상)


  새들이 돌아오는 계절꽃이 귀환하는 계절겨우내 품었던 열망이 꽃망울이 되고 꽃대궁에 맺힌 꽃들이 활짝 개화한다까치들이 둥지를 신축하거나 보수하고꿀벌들이 꽃씨를 나르는 분주한 시간이 봄이다하지만 짧다가을이 짧아지고 겨울여름이 길어진 기후변화가 봄을 시샘하는 것 같다그래도 봄이 오는 소리에 귀 기울여보면 세상의 온갖 아픔이 치유되는 듯하다남향집에 따뜻한 온기가 종일 들어와 몸을 데우는 소파에 앉아 차 한 잔과 당신의 생각을 마시다 보면 어느새 내가 봄이 되어 있다서로가 서로에게 배우는 계절이 봄이라는 시인의 말이 겸손하고 따뜻하다내 빈 가슴에 남쪽으로 창을 내보자적어도 외롭지 않을 것이다. (김부회 시인평론가)


(이원숙 프로필)

국민일보 신춘문예 당선, 공저 시집<빛에 궁굴려진 계명>, <너에게로 건너가는 시간외 

6dc110bc9fd95005d5d1ca15592b947d_1681976724_17.jpg
이원숙 시인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913건 20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96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6 0 04-21
396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4-21
396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4 0 04-20
396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8 0 04-20
395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20
열람중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04-20
395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5 0 04-19
395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2 0 04-19
395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5 0 04-19
395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1 0 04-17
395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17
395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2 0 04-16
395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29 0 04-16
395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8 0 04-15
394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04-15
394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7 0 04-15
394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4-14
394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3 0 04-14
3945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1 0 04-14
394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9 0 04-13
394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0 0 04-13
3942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2 0 04-13
394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7 0 04-12
394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4-11
393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04-11
393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6 0 04-10
393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16 0 04-10
393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6 0 04-09
393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5 0 04-09
393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8 0 04-09
393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47 0 04-08
393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1 0 04-08
393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2 0 04-08
393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1 0 04-07
392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510 0 04-07
3928 金富會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9 0 04-07
392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420 0 04-06
392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39 0 04-06
392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5 0 04-06
39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8 0 04-06
3923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61 0 04-04
39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7 0 04-04
39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6 0 04-04
39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70 0 04-04
391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08 0 04-04
39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85 0 04-03
39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21 0 04-03
391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2 0 04-03
39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54 0 04-02
3914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351 0 04-02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