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돌 =김석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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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짜 돌
=김석영
나는 겉모습입니까 내부입니까 풍화를 겪으면 어떤 것이 상처인지 본질인지 알 수 없게 됩니다 돌을 쥐려는 사람에게 돌을 수집하는 사람에게 돌을 던지는 사람에게 나는 언제부터 나를 갖게 되었습니까 최초의 기억은 흔들리는 사람들입니다 흰 가운을 입은 자가 뺨을 때렸습니다 처음 몇 초간은 나를 흔들면서 자신이 흔들릴 줄은 몰랐을 겁니다 돌을 던지고 돌의 향로를 따라 활주로는 길어지고 앞과 뒤가 똑같은 출발선에 나는 서 있어요 비행운을 바라봅니다 지나간 것은 모두 아군 방금 이륙한 것처럼 발밑이 뜨겁습니다
얼띤感想文
원래 이 시는 행간이 나누어져 있다. 시도 문장이기에 감상하는 자의 마음과 지면의 마음에 붙여 감상한다. 시제 “진짜 돌”은 무엇인가? 돌을 정의하기에 앞서 나는 이런 생각을 했다. 우주는 어떻게 이루어졌을까? 하나의 원자에서 핵이 떨어져 나갈 때 어떤 큰 충격으로 인한 대폭발로 공간이 생기고 우주의 먼지가 생기고 이로 수많은 행성의 출현과 아직도 끝나지 않은 우주의 팽창, 결국은 터지거나 사라질 수 있는 그러니까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는 무의 과정에 잠시 머물러 있는 것이겠다. 내가 살아 있는 동안은 이 우주가 터지거나 사라지지는 않는다. 큰 전쟁이나 어떤 위험한 요소가 없는 한 삶의 주어진 시간은 충분히 누릴 것이다. 이러한 와중에 시는 인생의 또 한 편, 유희적 산물로 지루함을 없애기도 하면서 또 다른 가치적 산물로 이루기도 한다. 돌? 단단하며 불변일 것이고 여기에 무엇을 새긴다면 오래갈 것이다. 그런 것이 있다. 마음에도 돌 같은 무엇이 새겨지는 날, 당분간은 흔들릴 수 없는 어떤 존재를 낳기도 한다. 그러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고 해도 상당한 시간은 영향으로 닿기도 한다. 우리 선조는 애초, 죽은 자를 기리기 위해 돌을 깎듯이 애용했다. 이는 동이족만의 특징이었다. 고인돌 말이다. 여기에 별자리를 새겨 우리는 죽고 난 다음의 세계는 저 밤하늘 보며 한때 분신이었던 저 별의 빛남을 부러워했다. 죽음은 그 속으로 이행하는 과정으로 보았다. 신석기 시대, 일본 사가현 지역이지 싶다. 신석기 문화를 꽃피웠던 주거지와 무덤이 발견되었고 무덤을 이룬 피장자의 뼛골이 떼거리로 나왔다. 참 재밌는 현상은 이들이 누운 방향은 하나같이 북서쪽을 바라본다. 전라도 지방이었다. 사람은 나고 자란 곳을 잊지 못한다. 우리가 죽어서 밤하늘을 바라보는 이유는 애초 한 몸이었던 이 우주를 한껏 품기 위함이었다.
애초 시작은 어디서부터 한 것인가? 그 출발선 말이다. 관계에서 나오는 미학은 어디까지나 마음에 있다. 그러나 그 중심은 반드시 바르게 서야 할 것이다. 흰 가운을 두루 걸치며 나의 뺨을 오지게 쳐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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