엽록체에 대한 기억 / 이경주 > 내가 읽은 시

본문 바로가기
사이트 내 전체검색
시마을 Youtube Channel

내가 읽은 시

  • HOME
  • 문학가 산책
  • 내가 읽은 시

    (운영자 : 네오)

 

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엽록체에 대한 기억 / 이경주

페이지 정보

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124회 작성일 22-07-21 09:46

본문

엽록체에 대한 기억 / 이경주

 


숲을 떠난 푸른빛의 기억이 갇힌 방으로 들어간다 / 형광등 불에 달궈진 자갈과 모래알들이 바닥에 깔리어 / 전갈이 지나는 길을 만들고 있다 / 마른 바람이 눈에 익거나 때로는 낯선 발자국들을 지우는 한낮에는 / 미세한 먹이사슬들이 잠깐 잠을 자는 것처럼 보인다 / 여기에서는 모든 것이 하얗다 / 종일 내리쬐는 빛은 벽에 박힌 나무들의 뿌리와 / 그걸 바라보는 죽은 새들의 밥상과 / 좁은 틈새를 뚫고 머리를 든 작은 벌레들의 / 핏줄까지 하얗게 만든다 / 한번이라도 불빛에 닿은 것들은 제 본래의 색깔을 잃어버리고 / 오후가 저물 때면 변색의 관성은 더욱 강해져 / 누구도 아침을 기억하지 못한다 / 방의 움직임이 멈출 때까지 나갈 수 없다 / 아무렇게 발을 들여 놓았다가 / 깊은 사막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폭풍에 갇히어 돌아설 수 없다 / 여전히 문은 굳게 닫혀 있고 표정이라고는 창백한 빛뿐인 고요한 방이 / 암흑 속을 빠르게 날고 있는 소리가 들린다 / 이상하다 분명 하루가 지난 거 같은데 / 눈을 뜨면 다시 그 자리에 와 있고 / 녹색이 사라진 방으로 계속 나비들이 날아 들어온다

 

   얼띤感想文

    동인 단톡방에 오른 한 수다. 신춘문예 당선작으로 보인다. 문장 전체가 차분하다. 詩題 엽록체葉綠體에 대한 기억, 엽록체는 식물의 잎에 주요 기관이다. 빛을 받아 탄소동화작용을 통해서 녹말을 만든다. 生命體에 하나의 주요 生命線의 역할을 담당한다.

    詩題만 보더라도 얼핏, 失職에 대한 어떤 고통이 묻어 나 있음을 볼 수 있다. 아무래도 코로나 시대를 대변한 로 보인다. 시에서 보면 숲을 떠난 푸른빛의 기억이 갇힌 방으로 들어간다와 저 끝에 이르면 녹색이 사라진 방으로 계속 나비들이 날아 들어온다며 단정한다. 물론 엽록체의 역할이기도 하지만, 社會社會的 역할을 담당하고 살아야 할 시민이 보이는 것이다. 실직에 대한 고통과 그 어느 곳에도 발 붙일 곳 없는 社會를 말이다.

    신춘문예新春文藝 당선작當選作을 보면 하나 같이 느낀 점이 있다. 글 잘 써는 건 기본이고 사회를 반영하는 글이어야 한다는 점, 개인의 일기 같은 라도 사회 소수자의 아픔 같은 것을 잘 대변하거나 묘사한다는 것이겠다.

 

.


추천0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Total 4,174건 24 페이지
내가 읽은 시 목록
번호 제목 글쓴이 조회 추천 날짜
302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7-26
3023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2 07-26
302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6 0 07-26
302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7-26
302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9 0 07-26
301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4 0 07-26
301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0 0 07-26
301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7-25
3016 이종원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8 1 07-25
301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3 0 07-25
301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5 0 07-25
301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7-25
301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6 0 07-25
3011 湖巖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1 0 07-25
301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6 0 07-24
3009 鵲巢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8 0 07-24
300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7-24
300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0 0 07-24
300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7-24
300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2 0 07-24
300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8 0 07-24
300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4 0 07-24
300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8 0 07-23
300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7-23
300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0 0 07-23
299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7-23
2998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4 0 07-22
299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0 0 07-22
299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7-22
299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8 0 07-22
299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11 0 07-22
299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3 0 07-22
299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294 0 07-21
2991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8 1 07-21
열람중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25 0 07-21
298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02 0 07-21
298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7-21
2987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9 0 07-20
298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9 0 07-20
298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87 0 07-20
2984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97 0 07-20
2983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7-20
2982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82 0 07-19
2981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4 0 07-19
2980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4 0 07-19
2979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61 0 07-19
2978 선돌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71 1 07-19
2977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40 0 07-19
2976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52 0 07-19
2975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131 0 07-18
게시물 검색

 


  • 시와 그리움이 있는 마을
  • (07328)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0 여의도우체국 사서함 645호
  • 관리자이메일 feelpoem@gmail.com
Copyright by FEELPOEM 2001.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