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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하고 싶은 시에 간단한 감상평이나 느낌을 함께 올리는 코너입니다 (작품명/시인)

가급적 문예지에 발표된 등단작가의 위주로 올려주시기 바랍니다(자작시는 삼가바람) 

12편 이내 올려주시고, 특정인을 홍보하기 위한 수단으로 이용하는 것을 

영역 =윤성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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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profile_image 崇烏 쪽지보내기 메일보내기 홈페이지 자기소개 아이디로 검색 전체게시물 댓글 0건 조회 275회 작성일 22-11-24 21:53

본문

영역

=윤성학

 

 

    홍대 전철역 5번 출구에서 K를 기다린다 강풍의 제국 오늘은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기상청이 예보했다 지하에서 올라온 사람들은 찬 거리로 총 사라지거나 지상에서 기다리던 사람과 만나 빨간 불로 홍 웃으며 걸어간다 K는 늦고 나는 동 기다린다 그러므로 군고구마 포장마차의 양철 가마는 몹시도 매혹적이었다 흰 연기가 솟아나고 봄날 아지랑이가 일렁인다 결핍은 매혹을 향해 다가가는 법 안 살 거면 물러서라 중늙은이 주인 양반이 눈빛으로 나를 밀어낸다 곁불에 담긴 부가가치가 얼만큼인지 모르므로 나는 어디까지 물러나야 하고 어디까지 다가가도 되는지 측량하지 못했다 내 안 열불의 영역을 구획해본다 추울 적에 추워하는 사람을 당길 만큼 뜨겁지 못했다 먼사람을 당기거나 다가온 사람을 밀어내지 못했다 다만, 다만, 내가 아는 것은 다만, 나의 양철 가마가 달아오르도록 나를 태우고 태울 뿐 오늘 할 일은 오직 그뿐 나의 결핍마저 매혹적으로 타오를 때까지

 

   얼띤감상문

    바깥에 나가지 않으려고 작은 우울로 작은 어둠을 안으면서 그간 술을 받으며 살았다 울산에서 올라온 두께와 뚜껑을 들이고 거기서 피어난 음악이 어쩌면 유일한 위안이었다 주름이 없는 얼굴이 주름을 바라보며 몇 잔의 술을 감추고 몇 개의 살점을 띄웠다 어두운 공간, 어두운 자리, 어두운 입술에서 웃음이 보일 때까지 노래를 부르며 가벼운 율동으로 이미 들이마신 술을 깨워야 했다 술은 이동하며 다음 신발을 신을 때까지 바닥은 가만히 있어야 했고 다만, 시간은 울산을 울산으로 몰아넣었으니까 그때 애인은 귀를 막아 허리를 굽혔으니까 울산은 아 여기 괜찮은데, 다음에 우리 여기서 모입시다 이 층으로 올라 어디까지 보았는지는 알 순 없으나 문은 닫혀 있었다는 것 그러고 보면 상상할 수 없는 마이크는 무선이었다는 것 비음이 자꾸 섞여 나와 금시 시들어버리곤 했지만, 모두가 자리에 일어서고 바깥으로 나갈 때 수요일은 없는 거였고 바지를 입은 채 방에서 쓰러진 시간은 술에 잠식된 뒤였다 울산을 넘어 우울은 극에 달했으니까 밤새 비가 내렸는지 거리는 축축하고 따뜻한 햇볕에 잠시 쭈그리며 앉아 푸른 문만 바라보았다 22.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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